콜드월렛도 안전하지 않았다…1억달러 해킹에 가상자산 보관 공식 '흔들'
콜드카드서 최소 1816개 탈취…개인키 직접 보유해도 보안 결함엔 속수무책
개인 수탁 불안에 비트코인 ETF '반사이익'…거래소·수탁업체도 수혜 전망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가상자산을 가장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으로 여겨졌던 콜드월렛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인터넷과 분리된 지갑에서도 1억 달러가 넘는 비트코인이 탈취되면서 개인키를 직접 보유하면 안전하다는 인식에 균열이 생겼다.
개인 수탁의 위험성이 부각되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거래소, 전문 수탁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9일 파사이드인베스터스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 총 1억 3760만 달러(약 1951억 원)의 자금이 흘러들어왔다. 지난 3일(현지시간) 순유입으로 전환한 이후 4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캐나다산 하드웨어 지갑 '콜드카드'에서 대규모 해킹 사고가 발생한 뒤 개인 수탁에 대한 불안이 커져 ETF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터넷과 분리된 콜드월렛도 기기와 암호 생성 과정에 결함이 있으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콜드월렛은 자산 관리를 위한 '열쇠'인 개인키를 인터넷과 분리·보관하는 지갑이다. 기업이 개인키를 대신 관리하는 거래소 지갑과 달리 콜드월렛 이용자는 개인키를 직접 보유한다.
투자자들이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개인 수탁을 선택하는 이유는 거래소의 파산이나 해킹, 출금 중단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다. 거래소가 파산하거나 출금을 막으면 자산을 즉시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반면 콜드월렛에 보관하면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자산을 직접 통제할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2022년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한 뒤 뚜렷해졌다. 거래소에 맡긴 자산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개인 지갑으로 비트코인을 옮기는 투자자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상당한 비트코인이 거래소 밖에서 보관되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지난 5월 전 세계 거래소 내 비트코인 잔액은 약 163만 개로, 발행된 물량의 8.1% 수준이다.
콜드카드도 이러한 개인 수탁 수요를 겨냥한 하드웨어 지갑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콜드월렛도 무조건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났다. 보안업계는 제작업체 코인카이트가 배포한 콜드카드 펌웨어에 보안 결함이 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키를 직접 보유해도 지갑 사용을 위한 일종의 '비밀번호'인 시드구문 생성 체계에 문제가 생기면 공격자가 이를 추정해 자산을 빼낼 수 있다는 의미다. 금고를 인터넷에서 떼어 놓았더라도 금고의 비밀번호를 만드는 방식이 허술하면 문이 열릴 수 있는 셈이다.
콜드카드 해킹 이후 비트코인 최소 1816개가 탈취됐으며, 피해액은 약 1억 1400만 달러에 달한다. 대규모 비트코인이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FTX 파산 때와 반대 방향으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 투자은행 캔터는 전문 수탁업체와 거래소로 유입되는 가상자산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로빈후드와 코인베이스, 비트고, 불리시, 제미니 등이 신규 고객 유입의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가상자산 금융서비스업체 FRNT파이낸셜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TF를 이용하면 개인키나 복구용 시드 구문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도 비트코인 가격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건은 거래소와 개인 지갑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안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투자자가 직접 관리하는 개인 수탁, 기관에 관리를 맡기는 ETF·전문 수탁 사이에서 보안과 편의성을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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