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FTX 사태도 버텼는데…디파이 프로젝트 '줄폐업' 내몰린 이유는
올해 운영 종료·파산 가상자산 프로젝트 101개…절반 이상이 디파이
차입 수요 줄고 해킹 우려 커져…파생상품·예측시장으로 자금 이동
-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가상자산 시장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탈중앙화금융(디파이, DeFi)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지난 2022년 테라·루나 사태와 FTX 파산까지 버텨낸 프로젝트들도 수익성 악화와 이용자 이탈을 견디지 못하고 운영 종료를 택하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디파이 대시보드 서비스 재퍼(Zapper)는 이달 약 7년간의 운영을 끝으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디파이 플랫폼 보타닉스를 비롯해 솔라나 포트폴리오 추적 서비스 스텝 파이낸스, 디파이 분석 플랫폼 파섹, 탈중앙화거래소(DEX) 애그리게이터 오도스 프로토콜도 그간 여러 차례 하락장을 견뎠으나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루트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운영을 종료하거나 파산을 택한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총 101개다. 이 중 절반 이상이 디파이 관련 프로젝트로 파악됐다.
하락장에서는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디파이 프로젝트의 수익도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테라 사태, FTX 파산 등 대형 악재를 견딘 프로젝트들까지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하락장 이상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가장 큰 원인으로 차입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꼽았다.
통상 디파이 서비스는 가상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다른 자산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하락장에서는 이런 차입 수요 자체가 줄어든다. 추가 투자로 수익을 내기 어렵고, 선물 시장에서의 청산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김유겸 포필러스 연구원은 "디파이 프로젝트들이 운영을 종료하는 가장 큰 원인은 차입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라며 "장기간 시장이 부진하면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메이저 가상자산으로 레버리지 투자를 하려는 수요가 줄었고,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유동성 공급자에게 충분한 수익률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디파이 프로토콜에서는 유동성 공급자가 자산을 예치하면, 이 자산을 차입하는 이용자가 이자를 낸다. 이자는 유동성 공급자와 프로토콜 측이 나눠 갖는다. 따라서 자산을 차입하려는 수요가 줄어든 최근 시장 상황에서는 디파이 프로토콜이 유동성 공급자에 충분한 수익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디파이 정보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디파이 프로토콜 대부분이 연 수익률 2%대를 기록하고 있다.
차입 수요가 줄면 거래 수수료 등 프로토콜 측이 확보할 수 있는 수수료도 함께 줄어든다. 김 연구원은 "이용자도, 유동성도 이탈하는데 개발이나 보안 시스템 구축을 위한 고정적인 운영 비용은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디파이 프로젝트들이 서비스 종료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안 우려도 디파이 이용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관련 해킹 사례 중 가장 피해 규모가 컸던 것은 디파이 플랫폼 '켈프다오' 해킹이었다. 총 2억 9200만 달러(약 4264억원)가 탈취당했다.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해킹 사례 역시 디파이 플랫폼이었다. 드리프트(Drift)는 약 12분 만에 2억 8500만 달러(약 4161억원) 규모 해킹 피해를 입었다.
복진솔 포필러스 리서치 리드는 "최근 인공지능(AI) 툴들이 발전하며 디파이 해킹이 빈번해져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마저 디파이 활용을 꺼리는 추세"라고 했다.
이 밖에도 기존 디파이 프로젝트에 머물던 자금과 이용자가 파생상품, 예측시장, 밈코인 분야로 이동하면서 프로젝트 간 경쟁이 심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디파이 프로젝트들은 운영을 종료하는 반면 하이퍼리퀴드 등 파생상품 거래소, 폴리마켓 등 예측시장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인지도는 더 커졌다는 설명이다.
알렉스 웨슬리 아르테미스 연구원은 코인텔레그래프에 "온체인(블록체인 상) 경제적 가치가 하이퍼리퀴드, 폴리마켓, 펌프닷펀 등 디파이 외 다른 서비스로 이동했다"며 "전체 온체인 거래 수수료 규모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디파이 프로젝트들의 생존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밝혔다.
hyun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