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 중앙화 거래소…탈중앙화 거래소는 몸집 키웠다

비트마트·비트멕스 잇단 영업 종료…중앙화 거래소 재편 가속
하이퍼리퀴드 무기한 선물 약진·유니스왑 로빈후드 협업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일러스트.

(서울=뉴스1) 황지현 기자 = 일부 해외 중앙화 거래소(CEX)가 잇따라 사업을 종료하는 반면 탈중앙화 거래소(DEX)는 오히려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하이퍼리퀴드는 무기한 선물과 실물자산토큰화(RWA) 거래를 앞세워 점유율을 높였고 유니스왑도 로빈후드와의 협업 효과로 거래량과 수익을 늘리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마트는 최근 거래 플랫폼 운영 종료 계획을 발표했다. 신규 회원 가입과 입금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중단했으며 오는 8월부터는 현물과 선물을 포함한 모든 거래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1세대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 비트멕스도 최근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 한때 무기한 선물 시장을 개척하며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지만 미국 규제당국의 자금세탁방지(AML) 위반 제재 이후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처럼 일부 중앙화 거래소가 시장을 떠나는 사이 탈중앙화 거래소는 빠르게 세를 키우고 있다. 이 가운데 무기한 선물 거래를 주력으로 하는 하이퍼리퀴드가 대표적인 성장 사례로 꼽힌다.

하이퍼리퀴드는 자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탈중앙화 거래소다. 이용자가 자산을 직접 보관하면서도 중앙화 거래소와 유사한 환경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주력 상품인 무기한 선물은 별도의 만기일 없이 가상자산 가격의 상승과 하락에 투자할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탈중앙화 금융(DeFi) 분석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하이퍼리퀴드의 지난 한 달간 무기한 선물 거래량은 1847억 달러(약 268조 원)를 기록했다. 더블록 집계 기준 같은 기간 전 세계 중앙화 거래소의 전체 거래대금이 5880억 달러(약 853조 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하이퍼리퀴드가 단일 플랫폼으로 상당한 시장 영향력을 확보한 셈이다.

무기한 선물을 넘어 사업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하이퍼리퀴드는 토큰화 주식(주식 토큰) 거래와 예측시장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했다. 아크인베스트의 가상자산 리서치 디렉터 로렌조 발렌테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하이퍼리퀴드의 RWA 거래량은 전체 거래량의 54%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가상자산 거래량을 넘어섰다.

유니스왑도 대표적인 탈중앙화 거래소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니스왑은 이용자가 별도의 중개기관 없이 가상자산을 교환할 수 있는 탈중앙화 거래소다. 이용자들이 예치한 자산으로 유동성 풀을 구성하고 스마트계약이 자동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자동화 마켓메이커(AMM) 방식을 사용한다.

헤이든 아담스 유니스왑 설립자는 최근 유니스왑이 하루 약 520만 달러(약 75억 원)의 네트워크 수수료를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니스왑은 지난 2일 로빈후드의 자체 블록체인 '로빈후드 체인'의 핵심 디파이(DeFi) 인프라 파트너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로빈후드 체인에서 자동화 마켓메이커(AMM) 인프라를 제공하며 가상자산 스왑과 유동성을 담당하는 역할이다.

실제로 로빈후드 체인 출시 이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유니스왑 프로토콜 내 로빈후드 체인 거래량은 2억5000만 달러(약 3618억 원)를 돌파했다. 스탠다드차타드도 최근 보고서에서 유니스왑과 로빈후드의 협업을 토큰화 자산 거래 확대의 핵심 사례로 평가하며 향후 유사한 파트너십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프로젝트 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용자와 수익 구조를 확보한 플랫폼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반면,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들지 못한 거래소와 프로젝트는 사업을 종료하거나 시장에서 영향력이 축소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스왑과 하이퍼리퀴드처럼 실제 거래량과 수익을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는 시장이 어려울수록 경쟁력이 더욱 부각된다"며 "반대로 차별화된 서비스나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확보하지 못한 프로젝트는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도태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yellowpa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