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멈춘 가상자산 과세 폐지 청원 논의…후반기 국회서 속도 붙나

5만명 동의에도 두 달째 상임위 계류…90일 심사 기한도 사실상 '유명무실'
'과세 폐지' 당론 채택한 국힘 원 구성 마무리…청원 논의 재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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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에 회부된 가상자산 과세 폐지 국민동의청원이 두 달 넘게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야당인 국민의힘까지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멈춰 있던 논의가 재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가상자산 과세 폐지' 청원은 현재 소관 상임위인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지만 아직 논의되지 않고 있다. 국회 청원 홈페이지에도 '소관 상임위원회 계류' 상태로 표시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아직 해당 청원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3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폐지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 과세만 유지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또 현행 과세 체계가 가상자산의 높은 가격 변동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청년층의 자산 형성 기회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해당 청원은 공개 일주일 만에 동의율 90%를 넘겼고, 같은 달 21일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성립됐다. 이에 따라 소관 상임위로 자동 회부됐다.

국회법상 위원회는 청원이 회부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심사 결과를 국회의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60일 범위에서 한 차례 연장할 수 있으며, 위원회 의결을 거치면 추가 연장도 가능하다.

문제는 이 규정이 사실상 강행 규정이 아니라는 점이다. 청원이 상임위에 회부된 뒤 자동 상정된 것으로 보더라도 청원심사소위원회를 열어야 본격적인 심사가 가능하지만, 이를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강제성이 없어 논의가 계속 미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회 관계자는 "청원은 상임위에 회부되면 자동 상정된 것으로 보지만 청원소위를 열어서 심사하면 된다"며 "다만 이를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기한에 대한 강제성이 없어 사실상 미루려 하면 계속 미룰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후반기 국회 원 구성 지연도 영향을 미쳤다. 여야가 원 구성 협상을 이어오면서 상임위원회와 소위원회 운영도 늦어졌고, 청원심사 일정 역시 잡히지 못했다. 여기에 하반기 국정감사와 일정까지 겹치면 논의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번 주 국민의힘까지 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하며 관련 논의도 다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가상자산 과세 폐지를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어 소위원회가 구성되면 관련 청원을 적극적으로 다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여야 간 온도 차는 여전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과세 폐지 법안을 발의하며 폐지를 추진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공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월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과세 폐지 법안이 발의된 만큼 향후 소위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그전까지 여당이 입장을 정해주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가상자산 과세는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소득 가운데 연간 25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22%(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가상자산 소득은 양도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며, 손실을 다음 연도로 이월해 공제하는 이월결손금 공제도 인정되지 않는다.

당초 2022년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과세 인프라 미비와 금융투자소득세와의 형평성 논란 등이 제기되면서 세 차례 시행이 유예됐으며, 현재 시행 시점은 내년 1월이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