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앱' 로빈후드의 변신…토큰화·가상자산 거래 넘어 '디파이' 품는다

주식·코인·디파이 한곳에…자체 블록체인 기반 '슈퍼 앱' 구축
AI 투자부터 파생상품까지 확대…전통 금융도 블록체인도 '원 앱' 경쟁

로빈후드 플랫폼.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온라인 주식 투자 플랫폼으로 성장한 로빈후드가 자체 블록체인을 출시하며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시장까지 품는다. 주식 토큰과 가상자산, 디파이를 하나의 생태계에서 유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종합 금융 플랫폼 구축에 나선 것이다.

24시간 주식 거래 넘어 디파이까지…자체 블록체인 기반 '슈퍼앱' 구축

2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로빈후드는 이날 자체 블록체인 '로빈후드 체인'을 공개했다. 약 4개월 전 테스트넷 운영을 시작한 이후 공식적으로 퍼블릭 메인넷을 선보인 것이다.

로빈후드 체인은 아비트럼 기반 레이어2 블록체인이다. 실물연계자산(RWA)과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서비스를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출시는 로빈후드가 주식 토큰 거래 플랫폼에서 가상자산·디파이까지 아우르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로빈후드는 원래 미국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성장한 온라인 주식 투자 플랫폼이다. 지난해부터 유럽 이용자를 대상으로 2000개 이상의 미국 상장주식을 토큰화해 거래하는 서비스를 선보이며 주식 토큰 시장에 진출했다.

주식 토큰은 주식을 블록체인에서 토큰 형태로 발행해 24시간 소액으로 거래하도록 만든 상품이다.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거래할 수 있어 최근 글로벌 금융권의 차세대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자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디파이 서비스까지 연결하면서 주식과 가상자산, 디파이를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로빈후드는 이날 디파이 서비스 '로빈후드 언'도 공개했다. 이용자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G를 대출 프로토콜에 예치하면 연 7% 수준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이용자가 주식 토큰을 24시간 거래하고, 이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빌려 다른 디파이 서비스에서 추가 이익을 얻는 구조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테면 스페이스X 주식 토큰을 1달러어치 매수한 뒤 이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대출받아 다른 디파이 서비스에 예치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AI 투자부터 파생상품까지 확대…전통 금융도 블록체인도 '원앱' 경쟁

주식 토큰 서비스도 일부 국가에서 운영을 마치고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다. 로빈후드 지갑 이용자는 전 세계 120여 개 국가에서 주식 토큰을 거래할 수 있다. 나아가 영국에서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하고, 최근 원더파이를 인수한 캐나다에서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파생상품 영역도 넓힌다. 현재 유럽에서 제공 중인 무기한 선물 거래를 기존 가상자산에서 원자재와 상장지수펀드(ETF), 외환(FX)까지 확대한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반 '에이전틱 계정'을 통해 투자자가 자금 배분과 거래 조건을 설정하면 AI가 자동으로 거래를 수행하는 기능도 선보였다.

요한 케르브라트 로빈후드 가상자산 부문 수석부사장은 "디파이는 전통 금융이 제공하지 못하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지금까지는 상당한 기술적 전문성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략은 전 세계적으로 '슈퍼 앱' 경쟁이 본격화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주식과 가상자산, 파생상품, 토큰화 자산, 디파이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가상자산과 전통 금융 기업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이달 플랫폼 내 주식 거래를 시작했으며, 지난달에는 주식 토큰 출시 계획도 공개했다.

전통 금융사들도 블록체인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미국 최대 증권사 찰스슈왑은 지난 5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거래 서비스를 출시했고, JP모건은 자체 블록체인 '키넥시스'를 통해 24시간 국경 간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자체 예금토큰 발행과 은행권 연합 예금토큰 인프라 구축도 추진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어떤 금융상품을 취급하느냐보다 얼마나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생태계에서 제공하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