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스페이스X IPO 열풍에 올라탄 가상자산 거래소들

스페이스X IPO 앞두고 가상자산 시장서 자금 이탈…유동성 '위기'
바이비트, 스페이스X 토큰화 주식 거래 지원…코인베이스는 무기한 선물 출시

2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에서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차세대 대형 우주발사체 '스타십 V3'이 시험 비행을 위해 발사되고 있다. 2026.05.22.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하면서 가상자산(디지털자산) 시장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상자산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이 같은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고 있다. 바이비트는 스페이스X 주식을 토큰화해 거래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코인베이스도 스페이스X 기업가치를 추종하는 무기한 선물 상품을 선보였다.

바이비트가 스페이스x 토큰화주식(주식 토큰) 거래를 지원한다. 바이비트 웹사이트 갈무리.

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는 기존 '토큰화 주식(주식 토큰)' 거래 서비스를 IPO 시장으로 확장하는 'IPO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출시했다.

바이비트 이용자들은 '엑스스톡스(xStocks)' 인프라를 통해 IPO 주식의 토큰화 버전에 청약할 수 있다. 엑스스톡스는 주식을 토큰화하는 플랫폼으로, 또 다른 대형 거래소 크라켄도 엑스스톡스 인프라를 이용하고 있다.

가장 먼저 거래되는 건 스페이스X의 주식 토큰이다. 스페이스X 주식 토큰 청약 신청은 오는 11일까지 가능하며 바이비트에서의 거래는 스페이스X IPO 날짜와 동일한 12일 시작된다.

이는 스페이스X IPO로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을 오히려 사업 기회로 전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바이비트 플랫폼 내에서 곧바로 스페이스X 투자에 참여할 수 있으므로 자금을 굳이 외부로 빼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 주식 토큰은 스테이블코인 USDC로 매수할 수 있으며, 바이비트 내 거래 시작가도 스페이스X 공모가와 같다. 단, 스페이스X 주식이 아니라 '주식 토큰'이므로 의결권이나 배당권은 없다.

에밀리 바오(Emily Bao) 바이비트 현물 부문 총괄은 이번 서비스 출시와 관련해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을 하나의 접근 창구로 통합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도 비슷한 전략을 내놨다. 코인베이스는 스페이스X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 전(Pre-IPO)' 무기한 선물 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미국 외 지역 이용자들만 투자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실제 스페이스X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도 스페이스X의 주가 변동에 베팅할 수 있다. IPO 전에는 기업가치에 베팅하며, IPO가 완료된 후에는 주가 변동에 롱 또는 숏 포지션을 취할 수 있다. 모든 손익은 스테이블코인 USDC로 정산된다.

코인베이스의 전략 역시 스페이스X IPO로 가상자산 시장 유동성이 줄어든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스페이스X IPO를 앞두고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속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줄곧 순유출만을 기록했다.

코인데스크는 "실제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 청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산을 매도했는지는 거래소들이 관련 데이터를 공개해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라면서도 "자금 유출이 명확하게 확인된 곳은 현물 ETF 시장"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스페이스X IPO가 최근 비트코인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과 자금이 일부 분산되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며 "거래소들은 차라리 스페이스X 관련 상품을 직접 제공해 투자 수요를 플랫폼 안으로 흡수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스페이스X는 12일 IPO를 앞두고 공모 목표 규모의 두 배에 달하는 약 1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수요를 끌어모은 상태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