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거래소 OKX 수장이 코인원에 꽂힌 이유…"기술이 통했다"[인터뷰]
스타 쉬 OKX CEO "韓 규제·혁신 선도하는 핵심 전략 요충지"
- 황지현 기자
(서울=뉴스1) 황지현 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 간의 대형 제휴라고 하면 막대한 투자금이나 복잡한 지분 협상 같은 '돈 이야기'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글로벌 톱티어 거래소와 한국 원화마켓 거래소의 만남 이면에는 예상을 깬 공통 분모가 자리하고 있었다. 자본의 논리를 앞세우는 대신, 투자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안전한 시스템과 매끄러운 거래 환경을 함께 구축하겠다는 뚝심 있는 '기술 동맹'이다. 이번 협력의 출발점 역시 투자 조건이 아닌 기술과 제품, 이용자 보호에 대한 공감대였다.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코인원 본사에서 뉴스1과 만난 스타 쉬(Star Xu) OKX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글로벌 산업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전략적 요충지"라며 "현지 파트너인 코인원과 제품, 서비스, 기술 인프라, 거버넌스를 긴밀하게 함께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OKX의 투자 조직인 OKX 벤처스와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각각 코인원 지분 약 20%를 확보해 주요 주주로 합류할 예정이다.
쉬 CEO가 한국 시장을 특별하게 평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규제 체계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이용자들의 가상자산 기술에 대한 열정과 혁신 문화가 강하게 공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 특성은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을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차명훈 코인원 대표와의 끈끈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두 수장의 첫 만남에서 대화의 중심은 투자 조건이나 지분 구조가 아닌 기술과 제품이었다. 쉬 CEO는 "차 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 대화의 대부분은 돈이나 자본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며 "돈에 관한 협상은 각 팀에 맡기고 우리는 오직 '어떻게 하면 함께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지' 비전과 기술에 관해서만 이야기했다"고 회상했다. 두 사람 모두 엔지니어 출신 창업자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셈이다.
이들이 집중적으로 논의한 핵심은 '안전'과 '인프라 고도화'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자산 커스터디(보관)의 투명성과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만큼 OKX가 13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코인원에 접목하겠다는 구상이다.
쉬 CEO는 "가장 중요한 것은 콜드월렛과 핫월렛의 균형을 유지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고도화되는 금융 범죄에 대해서도 "셀카 촬영 시 화면에 특정한 빛의 패턴을 표시해 검증하는 기술을 도입한 이후, 딥페이크를 악용한 가짜 신분증 공격이 사실상 사라졌다"며 "수백 개의 자금세탁방지(AML) 탐지 모델을 기반으로 악성 행위자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퇴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시장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거래를 지원하는 '거래 엔진' 기술 역시 이들이 내세우는 강력한 무기다. 지난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급락하며 다른 주요 거래소들이 줄줄이 접속 장애를 겪을 때도 OKX는 초당 1100만 건의 폭발적인 주문을 처리하며 원활한 서비스를 유지했다. 이러한 딥테크(Deep Tech) 수준의 엔지니어링 경험을 코인원과 공유해 이용자 보호의 격을 한 차원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기술적 완벽함만큼이나 쉬 CEO가 인터뷰 내내 힘주어 말한 것은 '규제 당국과의 신뢰 구축'이다.
그는 "OKX의 차별점은 실수를 직시하고 사과하며 뼈아픈 교훈을 통해 이전보다 훨씬 더 나은 회사를 만든다는 점"이라며 "과거 까다로운 싱가포르나 유럽에서 라이선스받을 때도 실수가 있으면 사과했고 투명하게 시스템을 계속 개선하며 규제 기관의 두터운 신뢰를 끌어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쉬 CEO는 이번 협력이 궁극적으로 한국 가상자산 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앞당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거래소가 실수했을 때 어떤 태도를 보이고 그것으로부터 무엇을 배우느냐가 미래를 결정하는 근본적인 차이"라며 "코인원과 함께 고객을 계정 탈취나 사기로부터 철저히 보호하고 규제 당국이 신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 환경을 흔들림 없이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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