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의 시간"…전 세계가 주목하는 '클래리티'[월가 뒤흔든 토큰혁명]⑨
토큰화 플레이어들, 美 '클래리티법' 통과 기대
SEC '혁신 면제' 추진 중…토큰화 주식 제도권 편입 '눈앞'
-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뉴욕=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토큰화 기술은 이미 준비됐다. 블랙록은 국채를 토큰화했고, 로빈후드는 주식을 블록체인 위로 옮겼으며,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들도 잇달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에서 이제 가장 주목하는 변수는 기술이 아닌 규제다. 특히 미국 의회가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법(CLARITY Act·클래리티 법)이 통과될 경우 토큰화 산업 전반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클래리티 법은 디지털자산을 '디지털 상품'과 '투자계약 자산'으로 구분해 디지털 상품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투자계약 자산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관할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토큰화된 주식, 이른바 '주식 토큰'은 클래리티 법상 증권으로 분류된다. 토큰화 주식을 합법적으로 설계하고 거래할 수 있는 틀이 생기는 셈이다.
클래리티 법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연내 통과 가능성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뉴욕에서 만난 현지 플레이어들은 일제히 클래리티 법이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니콜라 화이트(Nicola White) 로빈후드 가상자산 부사장은 "클래리티 법 통과를 그 어느 때보다 바라고 있다"며 "여름에는 표결이 시작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클래리티 법 통과로 미국 외 지역을 대상으로 하던 서비스들이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란 전망도 보탰다.
현재 로빈후드는 유럽 사용자를 대상으로 토큰화 주식(주식 토큰)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식 토큰 시장 점유율 1위인 온도파이낸스도 미국 외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모두 미국에 기반을 둔 회사이지만, 규제 불확실성으로 서비스는 미국 외 사용자로 제한하고 있다.
화이트 부사장은 "기업들이 미국에서 사업을 구축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규제 명확성 부족이다. 누구도 규제 불확실성 속에서 사업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라며 "클래리티 법이 통과되고 규제 명확성이 갖춰지면 미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클래리티 법이 자산 토큰화를 위한 법안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테디 폰프리냐(Teddy Pornprinya) 플룸네트워트 공동창업자도 "클래리티 법이 토큰화 자산 자체를 직접 겨냥한 법안은 아니지만, 증권과 상품을 구분하고 투자 가능 범위에 대한 기준을 정립하는 법이다"라며 "결과적으로 토큰화 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클래리티 법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SEC는 토큰화 주 거래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기 위한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를 추진 중이다. 실제 주식을 1:1로 담보하는 '주식 토큰'만 허용하는 방안이며, 배당은 가능하지만 의결권 보유 여부는 추후 더 검토돼야 한다.
SEC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나스닥,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 기존 증권 거래소뿐 아니라 크라켄, 로빈후드 같은 거래 플랫폼들도 요건을 갖춰 토큰화 주식 거래를 지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자산 토큰화 면에서도 미국이 빠르게 규제를 갖춰 나가는 셈이다.
화이트 부사장은 "토큰 보유자가 의결권을 가져야 하는지, 아니면 실제 주식을 들고 있는 다른 주체가 가져야 하는지 등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규제 명확성이 갖춰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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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블록체인 기술의 상징인 '비트코인'은 한때 투기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지금 뉴욕에서는 전혀 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프랭클린템플턴은 국채와 펀드를 블록체인 위로 옮기고 있다. 로빈후드는 주식을 토큰화해 24시간 거래하는 시장을 열었다.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산업이 경쟁을 넘어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함께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실물증권이 전자증권으로 바뀌었듯, 금융은 다시 한 번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은 뉴욕 현지 취재를 통해 월가가 주목하는 '토큰화 혁명'의 현장을 살펴보고, 한국 금융 시장에 던지는 의미를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