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압류 가상자산' 첫 민간 위탁…커스터디 5개사 총출동

국세청, 압류 가상자산 위탁 운영 사업 입찰공고
KODA·KDAC·비댁스·헥토월렛원·인피닛블록 등 참전

국세청 전경. (국세청 제공) 2020.9.9 ⓒ 뉴스1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국세청이 압류한 가상자산을 민간에 맡기는 첫 시범사업에 국내 주요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업체들이 일제히 뛰어들었다. 사업 규모는 800만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국세청 사업 수주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공신력과 레퍼런스 가치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이 지난달 29일 공고한 ‘압류 가상자산 위탁 보관·관리 운영’ 사업에 국내 주요 가상자산 커스터디 업체들이 모두 제안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제안서 및 입찰서 제출 마감일은 오는 12일이다.

이번 사업은 국세청이 압류한 가상자산을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민간 커스터디 서비스를 처음 도입하는 사례다. 국세청은 우선 올해 말까지 시범 운영한 뒤 향후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국내 주요 커스터디 업체들이 총출동하는 분위기다. 앞서 국세청이 입찰 공고 전 사전 의견수렴 과정에서 의견서를 제출했던 한국디지털에셋(KODA),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헥토월렛원 등 3곳은 모두 입찰 참여 의사를 밝혔다.

KODA는 KB국민은행과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 블록체인 기술기업 해치랩스가 합작 설립한 커스터디 법인이다. 국내 커스터디 시장에서는 수탁고 기준 점유율 1위 사업자로 평가받는다.

KDAC은 신한은행과 NH금융그룹 계열사가 주요 주주로 참여한 커스터디 업체다. 헥토월렛원은 블록체인 기업 월렛원(옛 헥슬란트)을 기반으로 한 회사로, 지난해 헥토이노베이션이 인수한 뒤 현재 사명으로 변경됐다.

여기에 우리은행이 지분을 보유한 비댁스(BDACS)와 커스터디 기업 인피닛블록도 제안서 제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번 입찰은 참가 자격이 소기업·소상공인으로 제한돼 두나무 등 대기업 계열 사업자는 참여가 어려울 전망이다. 국세청은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수리를 완료한 업체 △중소기업기본법상 소기업 또는 소상공인보호법상 소상공인 요건을 동시에 충족한 업체로 응찰 자격을 제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의 핵심이 ‘사업비’보다 ‘상징성’에 있다고 보고 있다. 국세청이 국가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민간 커스터디 서비스를 활용하는 만큼, 사업 수주 자체가 향후 기관 영업과 신뢰도 확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특히 최근 국가기관의 가상자산 보관 리스크가 부각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3월 고액 체납자의 가상자산 지갑을 압류하는 과정에서 보도자료에 니모닉(지갑 복구용 단어 조합)을 그대로 노출하는 실수를 범했고 이후 일부 자산이 외부로 탈취되는 수모를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예산 자체는 크지 않지만 ‘국세청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는 상징성이 워낙 크다”며 “향후 다른 정부기관이나 금융권 사업 수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업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