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U, 가상자산 거래소 소송서 줄줄이 패소…과잉 규제 논란 확산
한빗코 이어 두나무 소송서도 패소
해외 규제와의 괴리 지적…해외는 '자금세탁 여부' 기준으로 판단
-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한빗코에 이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의 소송에서도 패소하면서 과도한 규제로 가상자산 거래소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지난 9일 두나무가 FIU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해당 처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두나무 FIU의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처분 취소 소송의 1심 결과다. 앞서 FIU는 지난해 2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으로 두나무에 영업일부정지 3개월 제재를 결정했다.
FIU가 가상자산 거래소에 패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FIU가 한빗코코리아에 부과한 약 20억원의 과태료 처분과 관련해 항소를 기각하고, 해당 처분이 부당하다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연이은 패소에 가상자산 거래소를 향한 FIU 제재의 정당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규제 흐름과 비교해서도 규제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FIU가 두나무에 무거운 제재를 결정한 주요 근거는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였다. '트래블룰'이 적용되지 않는 100만 원 미만 소액 거래는 미신고 거래소로 자산이 송금되더라도 차단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고, FIU는 이를 문제삼았다. 하지만 법원은 소액 거래에 대한 규정 자체가 없었던 점을 들어 두나무의 손을 들어줬다.
유럽연합(EU) 등 해외 주요국은 미신고 사업자와 오더북(주문장부)을 공유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으나, 제재 여부는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 자체보다 자금세탁 위험을 기준으로 결정하고 있다.
미신고 거래소로 자산이 이동됐다는 이유만으로 제재를 가하지는 않고, 해당 거래가 테러 자금 등 '자금 세탁용' 거래일 때 제재를 가한다는 뜻이다.
일례로 아일랜드 중앙은행은 지난해 11월 코인베이스 유럽에 유로 기반 거래 3000만건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했다. 모니터링을 실시하지 않은 거래 중에서는 마약·사기·랜섬웨어 등 의심 거래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미국은 미신고 사업자와 거래한 거래소에 제재를 가하기 보다, 미신고 사업자 자체를 규제하고 있다. 신고 의무를 지키지 않은 사업자가 문제라고 보고, 해당 사업자에 벌금을 부과하는 식이다.
FIU와 달리 국내 법원은 이 같은 해외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FIU는 한빗코에 고객확인의무(KYC) 위반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법원은 해당 고객들이 자금세탁 위험이 있는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아 고객확인을 강화할 필요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해외 사례처럼 자금세탁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제재를 결정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는 자금세탁 위험 여부를 중심으로 규제하는 반면, 국내는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 자체를 문제 삼는 구조"라며 "형식적 규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시장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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