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체인 금융, 선택 아닌 필수"…증권사-가상자산 거래소 '합종연횡' 속도
미래에셋그룹 이어 한국투자증권도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투자 검토
해외에선 이미 보편화된 흐름…'주식 토큰' 시대 대비 취지
-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미래에셋그룹의 코빗 인수에 이어 한국투자증권도 코인원 지분 투자를 검토하는 등 증권사들이 가상자산을 신사업 영역으로 진출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해외에서도 보편적인 추세로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 주식을 토큰화해 24시간 거래하는 '토큰화 증권'(주식 토큰) 거래가 증가하면서, 증권사와 가상자산 거래소 간 합종연횡은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가상자산 사업 진출을 위해 국내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원에 지분 투자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양사 관계자들이 만나 관련 사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과 증권 업계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미래에셋증권도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을 인수한 바 있다. 인수 당시에도 증권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장한 미래에셋그룹이 새로운 시장으로 가상자산을 주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같은 흐름은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다. 해외 대형 증권사들은 가상자산 거래소에 지분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거래 지원 대상을 가상자산으로 넓히기만 해도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 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가 지난해 유럽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로빈후드는 2013년 설립한 후발주자임에도 소수점 거래, 모바일 중심 사용자경험(UX) 등으로 기존 증권사들을 앞지르는 증권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기업이다.
이 같은 노하우로 가상자산 거래까지 제공하겠다는 게 로빈후드의 구상이다. 인수 당시 로빈후드는 비트스탬프가 보유한 글로벌 라이선스를 통해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가상자산 거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비트스탬프는 슬로베니아,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에서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VASP)로 등록돼 있으며 뉴욕주 금융서비스국(NYDFS)이 발급하는 비트라이선스도 보유 중이다.
또 미국 최대 증권사인 찰스슈왑은 자체 가상자산 거래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찰스슈왑은 지난 2023년 시타델증권, 피델리티 등과 공동으로 출자해 기관투자자 전용 가상자산 거래소'EDX 마켓'을 설립했다. EDX 마켓은 일반 가상자산 거래소와 달리, 월가 플레이어들이 설립한 거래소이므로 규제를 철저히 준수한다는 점을 시장에 어필해왔다.
증권사들의 이 같은 행보는 단순 거래 상품군 확대를 넘어, 주식 토큰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행보로도 읽힌다. 최근 들어 주식 토큰을 기반으로 하는 '온체인 금융(블록체인 기반 금융)'이 보편화되고 있어서다.
지난달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주식 토큰 플랫폼 구축을 위해 자산 토큰화 기업인 시큐리타이즈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달 나스닥이 제출한 주식토큰 거래 관련 요청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나스닥은 앞으로 주식, 채권 등을 토큰화해 24시간 소액 거래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증권 업계가 아닌 가상자산 거래소가 먼저 주식 시장으로 진출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크라켄, 바이비트, 제미니 등 해외 대형 거래소들은 미국 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주식 토큰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도 토큰화 플랫폼인 온도파이낸스와 협약을 맺고 주식 토큰 거래를 지원하기로 했다. 규제 리스크로 주식 토큰 거래를 중단한 지 5년 만이다. 이 밖에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도 주식 토큰 거래 지원 계획을 밝혔다.
이처럼 주식 토큰 거래가 보편화될수록 가상자산 거래소와 증권사간 경계가 허물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분 투자를 비롯한 협업 관계 구축 사례도 더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미 증권예탁결제원(DTCC)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디지털자산 증권'의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 및 증권 업계간 협업이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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