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업비트·빗썸 예치금 2.5조 이탈…침체장에 '코인→주식' 머니무브
업비트·빗썸 원화 예치금, 1년 새 28·10% 감소…투자 대기 자금 이탈
가상자산 침체장에 증시로 자금 이동…국내 증시 예탁금 100조 원 돌파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지난해 1·2위 가상자산(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빗썸에 맡겨둔 투자 대기성 자금이 1년 새 약 2조 5000억 원 줄었다. 가상자산 시장 침체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자금이 상대적으로 활황을 보인 증시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가 뚜렷해진 모습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업비트의 이용자 예치금은 5조 58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4년 말(8조 531억 원) 대비 28% 감소한 수치다.
빗썸의 이용자 예치금은 같은 기간 10% 줄어든 2조 351억 원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 시장 점유율 약 90%를 차지한 업비트·빗썸에서 이용자 예치금이 1년 사이 총 2조 4976억 원 감소한 셈이다.
전날 오후 2시 코인게코 기준 5대 원화 거래소의 시장 점유율은 △업비트(58.4%) △빗썸(31.4%) △코인원(5.0%) △코빗(4.9%) △고팍스(0.3%)다.
이용자 예치금은 주식 시장의 '투자자 예탁금(예수금)'과 비슷한 개념이다. 투자자들이 매수 목적 또는 매도 후 현금화를 통해 증권사나 거래소 계좌에 보관한 현금성 자금이다. 투자 대기 수요를 보여주는 지표로 시장의 자금 유입·이탈 흐름을 파악하는 데 활용되기도 한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원화 예치금이 상반기 대비 31% 증가한 총 8조 8000억 원을 기록하며 일부 회복 흐름을 보였다. 다만 이는 지난 2024년 말 업비트 한 곳의 원화 예치금과 비슷한 규모로 여전히 낮은 수치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서 침체장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FIU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일평균 거래 규모는 5조 4000억 원으로 상반기 대비 15% 감소했다. 같은 해 6~7월 이후 감소세로 전환한 뒤 12월에 거래가 급감했다.
지난해 말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도 반년 만에 8% 감소한 87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FIU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친 가상자산 정책 기대로 지난해 10월 초까지 (시장이) 호조를 보였으나, 미중 무역 긴장 등 불확실성이 커지며 시세가 하락했다"며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기관 자금이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지속 유출돼 변동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증시는 자금 유입이 확대됐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 일부가 증시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12월 약 54조 원 수준이던 국내 투자자 예탁금(장내 파생상품 예수금 제외)은 1년 뒤 약 87조 원으로 증가했다. 이후 올해 1월에는 100조 원을 돌파했고, 2월에는 118조 원까지 확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국내 증시도 코스피 5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6000선까지 넘어서며 역대급 활황 국면을 이어갔다"며 "현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도 투자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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