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재'에도 힘 못쓰는 가상자산…비트코인 다시 7만 달러 붕괴

트럼프 "비트코인은 강력해" 호재성 발언에도 가상자산 반등 실패
금·증시 대비 견조했지만 결국 흔들…미·이란 휴전 불확실성 여파

지난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가상화폐 시세가 나오고 있다. 2026.3.17 ⓒ 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주말 동안 6만 5000달러 선까지 밀린 비트코인(BTC) 가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호적 발언에도 반등에 실패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동안 금과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심리도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오후 3시 20분 코인마켓캡 기준 글로벌 비트코인(BTC) 가격은 전일 대비 0.48% 상승한 6만 6759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26일 7만 1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다 주말 사이 급락해 전날 6만 5000달러대까지 밀렸다.

다른 주요 가상자산도 약세를 보인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ETH)은 지난주 2200달러 선 아래로 내려온 데 이어 주말 사이 2000달러선마저 무너졌다. 엑스알피(XRP)와 솔라나(SOL) 역시 지난 26일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일주일 동안 최대 6% 이상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발언을 내놨음에도 시장은 뚜렷한 반등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글로벌 투자·경제 포럼 'FII 프라이어리티 마이애미 2026'에서 "비트코인은 강력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자산 결제가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과도한 규제보다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환경을 옹호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친화적인 발언은 시장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는 발언과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법안 '지니어스법' 통과 등 호재가 이어지며 비트코인은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발언에도 시장 반응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과거와 대비된다는 평가다.

비트코인은 그동안 중동 전쟁 리스크 속에서도 금이나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여왔다.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한 달 동안 낙폭은 1.42% 수준에 그쳤다. 이달 초에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9일 6만 5000달러에서 17일 7만 5000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이란 발전소 공격 계획 보류를 10일 연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글로벌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총 2억 2550만 달러가 빠져나가며 2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거시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인다"며 "중동 긴장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위험자산에 대한 방향성 베팅도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뚜렷한 거시 환경 변화가 나타나기 전까지 주요 자산 가격은 박스권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약세장 속에서도 저점 매수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분석가 미카엘 반 데 포페는 X(옛 트위터)를 통해 "현재 비트코인은 과거 조정 국면과 유사한 흐름"이라며 "당분간 횡보 이후 저점을 한 차례 더 테스트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6만 달러 부근이 매수 진입 구간이 될 수 있다"며 "다음 달부터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을 적립식으로 매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