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대부분 가상자산 증권 아냐"…10년 규제 불확실성 '종지부'

폴 앳킨스 "SEC는 모든 자산을 증권으로 규제하는 기관이 아니다"
규제 불확실성 해소에 업계 '환호'…솔라나·체인링크 재단 등 환영 입장 발표

폴 앳킨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2025.04.23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SEC는 모든 자산을 증권으로 규제하는 기관이 아니다(We’re not the Securities and Everything Commission)."

폴 앳킨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블록체인 서밋에서 이 같이 발언하자 현장에선 박수가 쏟아졌다.

가상자산에 대한 SEC의 규제 불확실성이 10년 만에 해소됐다. 한때 유명 가상자산들을 모두 증권으로 규정하고, 허가 없이 증권 거래를 지원했다며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에 소송을 걸었던 '암호화폐 저승사자' SEC는 사라졌다.

이날 앳킨스 위원장은 연방증권법 법령해석 지침안을 공개하며 "대부분의 가상자산은 증권으로 간주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지침안은 어떤 유형의 자산이 증권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채굴, 스테이킹(예치), 에어드롭(가상자산 무상 배포) 등은 증권 판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앳킨스 위원장은 "10년이 넘는 불확실성 끝에, 연방 증권법이 가상자산을 어떻게 취급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제공하기로 했다"며 "이것이야말로 규제기관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10년의 숙제 풀렸다…"가상자산, 더 이상 증권 아냐"

이번 입장 발표는 가상자산 시장을 바라보는 SEC의 시각이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그간 SEC는 줄곧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간주하고 이를 규제해 왔다. 시작은 2017년부터다. 2017년 당시 SEC는 '더 다오(The DAO)' 프로젝트의 토큰 판매를 조사한 후 발표한 보고서에서 가상자산도 '하위테스트(Howey Test)'에 따라 증권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공식화했다.

하위테스트는 증권성을 판단하는 잣대가 되는 규정으로, SEC는 이 보고서에서 밝힌 입장을 토대로 가상자산공개(ICO) 광풍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SEC가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간주한 사례는 더 늘어났다. 대표적인 게 '리플 소송'이다.

SEC는 지난 2020년 가상자산 엑스알피(XRP, 구 리플)를 증권으로 간주하고 XRP를 발행한 리플 사(社)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무려 4년간 이어진 소송은 지난 2024년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한 XRP 판매는 증권 판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사실상 리플의 승소로 끝났다. 이는 가상자산이 증권에 해당하지 않게 된 기념비적인 판결이 됐다.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에 대한 제소도 SEC가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본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23년 SEC는 카르다노(ADA), 솔라나(SOL), 바이낸스코인(BNB) 등 시가총액 순위가 높은 대형 가상자산들을 모조리 증권으로 간주했다. 또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에 미등록증권 매매 혐의, 미등록 거래소 운영 혐의 등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유명 가상자산들을 증권으로 분류한 뒤, 이들 거래소가 허가 없이 '증권 거래'를 지원했다고 본 것이다.

이 같은 SEC의 행보는 이번 성명을 통해 완전히 깨졌다. 증권으로 분류됐던 가상자산들은 더 이상 증권이 아니게 됐고, 연방 증권법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됐다. 가상자산을 발행한 기업들과 거래소들도 어떤 법을 따라야 하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게 됐다.

앳킨스 위원장은 "이번 조치는 의회가 초당적 시장구조 법안(클래리티 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며 SEC의 입장 발표가 클래리티 법 추진에 기여하길 바란다는 뜻도 밝혔다.

클래리티 법은 미국이 가상자산을 디지털 상품(CFTC 관할)과 증권(SEC 관할)으로 명확히 분류해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법안이다. SEC의 이번 조치로 가상자산 대부분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관할이 될 전망이다.

규제 불확실성 해소에…업계 '환호'

SEC가 10년간의 규제 불확실성을 마침내 해소시키면서 업계는 환호하고 있다.

솔라나 재단은 이날 공식 X(구 트위터)를 통해 "SEC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과 함께 솔라나(SOL)를 '디지털 상품'으로 공식 분류했다"며 "솔라나는 더 이상 증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체인링크 재단 역시 공식 X를 통해 "SEC가 체인링크(LINK)를 디지털 상품으로 공식 분류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디지털자산의 기관 채택을 위해 명확한 법적 틀을 제시해준 SEC와 CFTC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