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출 노렸는데…대주주 지분 제한 두나무·네이버 '빅딜' 빨간불
금융당국 이어 민주당 정책위까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가닥
'한국판 코인베이스' 노린 두나무·네이버, 지분 규제 직격탄 가능성
-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금융당국에 이어 여당도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자본시장 대체거래소(ATS) 수준인 15~20%로 제한하는 규제를 추진하면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주식 교환 딜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해당 규제가 시장 점유율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되더라도 점유율 1위인 두나무는 규제의 주요 타깃이 된다. 전 세계적 스테이블코인 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했던 '빅 딜'이 규제 변수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에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제한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마련 중인 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도 거래소 시장 점유율에 따라 차등적으로 규제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규제가 법제화되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모두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모두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시장점유율이 낮은 코인원, 코빗, 고팍스에는 일시적으로 규제가 유예될 수 있지만, 점유율 1위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규제의 핵심 적용 대상이다. 실제로 민주당 TF에선 두나무에 '20% 제한'을 두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가 강행되면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딜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양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교환을 공식화했다. 주식을 교환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된다. 대신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가 된다. 송 회장의 지분은 19.5%이며 네이버는 17%,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은 10%를 보유하게 된다.
이 때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20%로 제한하면 두나무가 특정 기업의 자회사가 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즉, 딜이 구조적으로 성립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와 국회가 산업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빅 딜'은 국내 가상자산 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아 왔기 때문이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도 지난해 11월 27일 두나무·네이버 합동 기자간담회에서 포괄적 주식교환 배경을 설명할 당시 글로벌 진출을 강조했다. 당시 그는 "두나무는 거래 및 블록체인 사업, 네이버파이낸셜은 결제 및 웹2 사업을 주도하며 글로벌 시장 대응을 위한 체급을 갖추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빅 딜이 무산되고 규제만 강행될 경우 글로벌 진출은 가로막히게 된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두나무와 네이버의 딜은 주주 설득 등 넘어야 할 산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판 코인베이스가 탄생할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며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공적기관으로 묶어두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 차원에서의 비판도 지속되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전날 성명문을 내고 "한국형 지분 규제 도입 시, 창업자의 리더십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우수 인재와 기술, 자본의 해외 유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 디지털자산 TF 자문위원들조차 가상자산 기업의 혁신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TF 자문위원들은 전날 의견서를 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성장한 기업의 지배구조를 정부가 사후적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나라에서 창업과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지분율 제한은 디지털자산 업계를 넘어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나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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