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서클'은 없었다…흔들리는 '크립토 IPO'
2026년 첫 '크립토 IPO' 비트고, 상장 후 3거래일 만에 공모가 대비 26% '뚝'
지난해 증시 데뷔한 서클·불리시 등과 대조적…"하락장에 IPO도 녹록지 않아"
-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가상자산(디지털자산) 커스터디(수탁) 기업 '비트고'가 미 증시에 상장된 후 내내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가상자산 기업들의 증시 진출을 뜻하는 이른바 '크립토 IPO(기업공개)'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크립토 IPO는 가상자산 시장 활황과 스테이블코인 열풍에 힘입어 대부분 좋은 성적을 냈다. 대표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은 상장 이틀 만에 공모가 대비 200% 이상 뛰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상자산 시장이 약세를 보이자 올해 첫 크립토 IPO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 증시에 데뷔한 비트고(티커 BTGO)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35% 가량 올랐다가 이내 하락했다. 그럼에도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아 첫날에는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긍정적인 평가는 곧 무색해졌다. 상장 둘째 날 21% 넘게 떨어진 비트고는 사흘째인 26일(현지시간) 8%대 하락하며 2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26일 기준 주가는 13.32달러로, 공모가인 18달러 대비 26% 떨어진 가격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미 증시에 데뷔한 가상자산 기업 대부분이 좋은 성적을 냈던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 9월 비슷한 시기에 미 증시에 상장한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티커 GEMI)와 블록체인 기반 대출 업체 피규어(FIGR)는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60%대 상승했다. 또 지난해 8월 상장한 불리시도 상장 당일 장중 219% 상승률을 기록했고, 종가도 공모가 대비 84% 상승한 가격에 거래를 마친 바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은 독보적인 성적을 냈다. 지난해 6월 거래를 시작한 서클은 상장 첫날에만 168.48% 폭등했다. 상장 둘째 날은 한때 공모가 대비 200% 뛴 주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흔들리면서 이들 기업 모두 고점 대비 주가가 크게 떨어졌지만, 비트고는 이 같은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로 주목받았다.
기업가치를 21억달러(약 3조원) 수준으로 평가받은데다,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 프로젝트인 '월드리버디파이낸셜'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은 자체 발행 스테이블코인 USD1을 비트고에 수탁한다.
그러나 비트고 역시 상황을 뒤집지 못하자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크립토 IPO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큰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비교적 가격변동성이 적은 보안이나 컴플라이언스(법률 준수) 분야에 IPO가 집중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바이낸스는 지난 24일 낸 보고서에서 "2026년 들어 IPO에 도전하는 가상자산 기업은 코인 가격 변동에 노출된 기업보다는, 커스터디나 보안 인프라를 우선시하는 기업이 많다"며 "가상자산 관련 자금이 비교적 안전하고, 변동성이 낮은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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