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폭등에 스테이블코인 시총 '3조' 증발…코인 유동성 '경고등'

스테이블코인 시총 감소세 전환…가상자산 시장 대기성 자금 이탈
USDT 발행사 테더도 금 27톤 매입…"유동성 위축·침체 가속 우려"

국제금값이 온스당 5천100달러 돌파한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금거래소에 금 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6.1.2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금·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그동안 증가세를 이어오던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가상자산 시장에 머물던 대기성 자금이 전통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면서 유동성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온체인 분석 업체 산티멘트에 따르면 최근 10일 동안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2억 4000만 달러(약 3조 원) 감소했다. 전날 코인게코 기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총은 전일 대비 0.3% 하락한 3126억 달러를 기록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총은 등장 이후 꾸준히 증가했으며, 특히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안 '지니어스법'이 통과하며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이후 증가 폭이 둔화했고, 이달 들어서는 감소세로 전환했다.

업계에선 최근 금·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해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다른 가상자산으로 교환하거나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생태계에서 결제·송금 수단으로 활용되는 만큼, 시총 감소는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을 떠나 법정화폐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자산 투자에 활용하던 대기성 자금이 줄고, 대신 금 등 다른 자산으로 재배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센티멘트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자금의 상당 부분이 금·은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며 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스테이블코인은 조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자금은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보다 더 큰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되는 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비트코인은 지난해 중반까지 강세를 이어왔지만, 같은 해 10월 하루 동안 약 190억 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며 12만 1500달러에서 10만 3000달러 아래로 급락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8만 8000달러 선까지 추가 하락했지만, 금 가격은 20% 이상 급등해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했다. 은 역시 시가총액 기준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1위 스테이블코인 USDT 발행사 테더도 금 매입에 적극적이다. 테더는 지난해 4분기에만 총 27톤의 금을 매입했으며, 현금 환산 규모는 약 44억 달러에 달한다.

센티멘트는 "역사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은 스테이블코인 시총 하락이 멈추고 다시 증가할 때 강하게 회복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는 신규 자금이 시장에 유입되고 투자자 신뢰가 회복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시총이 반등하기 전까지 알트코인 등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가상자산이 비트코인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총 감소가 유동성 위축으로 이어져 시장 침체를 더욱 가속할 수 있다 관측이다.

센티멘트는 "이 같은 환경에서 비트코인이 알트코인보다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경우가 많지만, 스테이블코인 시총 감소는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상승 여력을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