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준 대표 "해외 관광객 2000만 시대…블록체인 시민권 실험 적기"

"주민센터 방문 없이 민원 처리 가능"…'국경 없는 시민권' 필요성 강조
"K-콘텐츠 연계해 사업 기회 모색해야…금융·행정 '원스톱' 제공"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22일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BWB) 2025'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제공) 2025.12.22./뉴스1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블록체인 디지털 시민권을 실험하는 '골든 타임'이 왔습니다.하나의 플랫폼에서 금융·행정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22일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BWB 2025)' 행사에 참석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시민권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 대표는 "K-컬처는 일방적으로 소비되는 콘텐츠가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팬덤의 일부가 되고 커뮤니티를 만들며 한국을 방문하는 참여형 문화"라며 "이를 제도·인프라로 연결하는 시도가 지금까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 시민권의 해외 사례들을 언급했다. 김 대표는 "국경 없는 비즈니스 허브를 표방한 에스토니아는 10만 명 이상의 디지털 레지던트(전자 시민권)와 2만 개 이상의 기업이 활동 중"이라며 "싱가포르는 자국민 중심의 디지털 행정 플랫폼을 빠르게 구축했고, 아부다비는 외국인이 90% 이상인 현실에 맞춰 외국인에게 개방된 행정·금융 플랫폼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해당 국가들은 디지털 자산 기반 인프라를 통해 행정·금융 서비스를 통합하고, 주민센터에 가지 않아도 모든 민원을 처리하도록 했다"며 "중요한 점은 정부가 모든 서비스를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잘 설계된 플랫폼 위에 수백 개의 민간 기업이 입점해 생태계를 형성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간 2000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한국 시장을 언급하며 "결제, 행정, 언어, 생활 서비스 전반에서 외국인들이 여전히 불편을 겪고 있다"며 "한국을 좋아해 방문했지만 생각보다 글로벌화되지 않은 국가라는 평가와, 한국인·외국인 간 단절에서 오는 외로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제시한 디지털 시민권 플랫폼의 핵심 가치는 '포용성'이다. 국적과 관계없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이용자 중심의 거버넌스 구조가 필수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디지털 시민권 플랫폼에 스마트 모빌리티·관광·거버넌스·커뮤니티 등을 통합할 수 있다"며 의료 관광 사례를 들었다. 이용자가 디지털 시민권을 통해 한국 방문 전 원격 진료로 상담을 받고, 방문 후에는 연계 병원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진료 기록을 디지털 지갑에 보관해 재방문 시 활용하는 구조다.

또 "K 콘텐츠와 연계한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해외 사업가들이 한국에 법인을 만들고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절차는 여전히 복잡한데, 에스토니아 행정 모델을 벤치마킹하면 디지털 시민권 기반 법인 설립, 금융 서비스, 창업 비자, 투자 매칭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기술적으로는 '영지식증명(ZKP)'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현재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는 지갑 주소만 알면 모든 거래와 데이터가 노출된다"며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으면 개인과 기업 모두 실질적인 디지털 금융 활동을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지식증명으로 필요한 정보만 증명하고, 블록체인답게 느껴지지 않는 사용자 경험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특히 부산을 디지털 시민권 실험의 최적지로 꼽았다. 그는 "부산은 물류·관광·특구 정책 등에서 강점을 가진 도시"라며 "정책적 유연성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디지털 시민권 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