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말고 주식" 투자자 뜸해진 거래소들 '1억 상금'까지 내걸었다

증시는 질주하는데…코인 거래대금, 올 초 대비 7분의 1 '토막'
수익원 악화에 깊어진 고민…수천만 원~1억 원 규모 상금 경쟁 불붙어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투자자들을 붙잡기 위해 대규모 상금 이벤트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증시 활황으로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급감하며 주요 수익원인 수수료 수입이 줄자, 수천만 원에서 최대 1억 원에 달하는 '상금 경쟁'으로 투자심리 회복에 나선 것이다.

증시는 질주하는데…코인 거래대금, 올 초 대비 7분의 1 '토막'

지난 11일 오후 12시 32분 코인게코 기준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지난 24시간 거래대금은 전일 대비 12.7% 상승한 22억 4151만 달러다. 이는 지난 1월 약 150억 달러에 달했던 거래대금과 비교하면 약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2위 거래소 빗썸도 사정은 비슷하다. 같은 날 빗썸의 24시간 거래대금은 12억54만 달러로, 지난 1월 약 35억 달러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처럼 국내 가상자산 거래가 위축된 배경에는 미중 무역 갈등·미국 정부 셧다운 등 대외적 요인도 작용했지만, 국내 증시의 강세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코인 대신 주식으로 이동한 것이다.

특히 국내 거래소는 외국인 이용이 제한돼 있어, 국내 시장 분위기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코스피는 지난달 말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코스피 시총 1위 종목인 삼성전자(005930)는 '10만 전자'를 달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11일 기준 올해 한국 유가증권시장의 누적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1조 9659억 원으로 이미 전년 누적 일평균 거래대금(약 10조 원)을 웃돌고 있다.

이처럼 증시가 활황을 보이자,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젠 주식시장에 올라타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KB증권은 내년 코스피가 최고 75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11일 오후 1시 56분 한국거래소(KRX)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23.21p(0.57%) 상승한 4096.45를 나타내고 있다.

수익원 악화에 깊어진 고민…수천만 원~1억 원 규모 상금 경쟁 불붙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줄어든 거래대금에 비상이 걸렸다. 주요 수익원이 거래 수수료인 만큼, 거래량 감소는 곧 수익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거래소들은 신규·기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최소 수천만 원에서 최대 1억 원 상당의 대규모 이벤트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업비트는 처음으로 디지털자산 투자대회를 열고 지난 10일부터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총상금은 1억 원 규모로, 신규 가입자 전원에게 3만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한다.

또 최근 누적 거래금액 100만 원 이상 이용자에게 추첨을 통해 축구 국가대표 친선경기 초대권을 제공하는 등 대중들의 관심이 많은 스포츠와 연계한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빗썸은 지난 10일부터 가상자산 입금·매도만으로도 매일 총 1000만 원의 상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타 거래소나 외부 지갑에서 특정 종목을 100만 원 이상 입금한 뒤 원화마켓에서 메이커 주문으로 매도하면 참여가 완료된다.

올해 창립 12주년을 맞은 빗썸은 거래 수수료 무료화 카드도 꺼내 들었다. 지난 9월부터 원화마켓에 상장된 200종의 가상자산을 대상으로 거래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있으며, 최근엔 자동화 API 거래 첫 이용자에게 수수료 전액 페이백과 지원금 지급을 약속했다.

3위 거래소 코인원도 '코인원 어드벤처' 이벤트를 통해 총 6000만 원 규모의 상금을 내걸었다. 하루 한 번만 소액으로 거래해도 보상을 받도록 해 신규·기존 이용자 모두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용자는 하루 5000원 이상 가상자산을 거래하면 3200만 원 상당의 보상을 균등 배분받는다. 3일 이상 이벤트에 참여하면 2000만 원의 추가 보상이 주어진다. 지난달부터는 스테이블코인 USDC 릴레이 랭킹전을 열어 거래량이 많은 이용자에게 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11일 오후 2시 15분 코인게코 기준 국내 5대 원화거래소의 시장 점유율은 △업비트(62.7%) △빗썸(33.7%) △코인원(2.8%) △코빗(0.6%) △고팍스(0.2%) 순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활황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가상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 등 시장판도 변화도 겹치면서 각 거래소가 거래량과 이용자 확보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