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드 "韓, 디지털 엑소더스 심각…웹3 육성해 '디지털 G2' 도약해야"

"디지털 달러 패권 강화 심화…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급"
"RWA·기관 투자 인프라 마련해 디지털 자본시장 기반 다져야"

(해시드오픈리서치 제공.)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글로벌 패권 경쟁이 디지털 경제·금융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이 변방 국가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규제 등으로 해외로 떠나는 유망 기업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실물연계자산(RWA) 등 웹3 산업을 육성해 '디지털 G2'로 도약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웹3 벤처캐피털 해시드의 싱크탱크 해시드오픈리서치(HOR)는 23일 발간한 '디지털 G2를 향한 결단과 실행전략' 보고서에서 한국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로 '디지털 엑소더스'를 지목했다. 불확실한 규제 환경으로 국내 유망 스타트업들이 싱가포르·홍콩·두바이 등 해외로 떠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자본·세원·기술 유출이 동시에 발생해 한국의 디지털 주권이 약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HOR은 "(한국이) 산업화 시대에는 후발주자였지만 정보화 시대에는 선도국으로 도약한 경험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 경제의 새로운 규칙을 설계할 '담대한 설계자'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실물연계자산(RWA) 제도화 △온체인 금융 인프라 구축·리스크 관리 고도화 △웹3 인재 육성·산업 인프라 투자 확대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모는 약 2700억 달러(약 385조 원)로, 이 중 99% 이상이 달러와 연동했다. HOR은 "이러한 현상은 장기적으로 원화의 사용성과 통화 주권을 약화하는 심각한 위협"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국내 핀테크·결제 시장을 방어하고, 해외 투자자가 원화 디지털 자산에 접근할 통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물연계자산(RWA)도 차세대 유망 성장 분야로 지목됐다. 부동산·채권 등 비유동 자산을 토큰화하면 거래 효율성과 투자 접근성을 개선하고 안전한 금융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HOR은 "미국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것처럼 한국도 기관투자가를 위한 인프라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이는 투기 중심의 시장 문화를 제도 기반의 자본시장으로 전환하는 필수 단계"라고 밝혔다.

HOR 관계자는 "디지털 주권 확보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이제는 논의를 넘어 행동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당국·산업·학계가 민관 공동 실행 체계를 신속히 구축해 디지털 경제 전환에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