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비트코인·테더'로 동문회비 받는다…늘어나는 '신금융 실험'
연세대, 코인으로 동문회비 받는다…해외 거주 동문 편의성 제고
"수수료 절감·송금 효율 개선"…가상자산, 투자에서 실생활 금융으로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대학교 총동문회가 해외 거주 동문의 회비 납부 편의를 위해 '코인 납부'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한국도 달러 대신 가상자산으로 모임 회비를 내는 시대가 열렸다. 일각에선 이번 사례가 가상자산이 기부와 현금화를 넘어 결제·회비 납부 수단으로 확장하는 '신 금융 전환'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연세대 총동문회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코인 납부' 배너를 신설했다. 비트코인(BTC)과 테더(USDT), 유에스디코인(USDC)으로 동문회비를 받는다는 취지다.
납부 방법은 홈페이지에 명시된 가상자산 종목별 지갑 주소로 원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자산을 전송하면 끝이다. 납부 기준 가격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기준 전일 종가(UTC 기준)로 계산한다. 만약 평생 회비를 코인으로 납부할 경우 10% 할인 혜택도 적용한다.
연세대 총동문회는 "해외 거주 중인 동문도 편리하게 동문회비를 납부하도록 코인 납부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외에도 스테이블코인 USDT와 USDC를 도입한 배경이기도 하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가치를 1:1로 연동한 가상자산이다. 낮은 수수료와 높은 거래 속도로 차세대 해외 송금·결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 동문이 회비를 납부할 경우 오래 걸리던 외화 송금의 불편을 해소하고, 수수료 절감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금융위원회가 비영리법인과 가상자산 거래소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면서 법인의 활용 사례가 늘고 있는 모습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사랑의열매)는 올해 상반기 회계·법률 자문을 거쳐 내부통제 기준을 수립하고 지난 7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서 집중호우 피해 지역과 이재민 지원을 위한 비트코인 5개를 기부받았다.
해당 자산은 내부통제 기준과 금융위의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 가이드라인에 따라 약 8억 원 규모로 현금화한 뒤 이재민의 구호 물품 제공과 임시 주거 지원 등에 사용됐다.
지난달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이 약 43억 5586만 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매각했다. 거래소가 보유 가상자산을 현금화한 첫 사례다. 코인원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현금화 비용을 인건비 등 운영비 충당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스테이블코인이 포함된 이번 총동문회의 사례를 가상자산 실사용 확대로 보고 기부에서 현금화, 결제·회비 납부로 이어지는 '신 금융 전환'의 신호탄으로 평가했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 일부 상장사의 가상자산 투자까지 시범 허용되면 더욱 다양한 사례가 등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위는 올해 하반기부터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 중 금융사를 제외한 상장회사 및 전문투자자로 등록한 법인 3500개 사의 가상자산 계좌 개설을 허용할 예정이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연세대 총동문회의 사례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 실험으로 의미가 크다"며 "대학, 협회, 재단 등 다른 비영리단체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향후 상장사들의 가상자산 매매 기준이 정립되면 기업과 단체 모두 활용도가 커질 것"이라며 "가상자산이 단순 투자 수단을 넘어 실사용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스테이블코인을 매개로 한 신 금융 실험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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