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7만원대로 고꾸라진 두나무, 40만원 돌파…'美 상장 기대' 재점화

지난 2022년 7만 원까지 떨어진 주가…29일 장중 40만 원 돌파
네이버파이낸셜과 포괄적 주식교환 논의…美 증시 입성설 '재점화'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의 모습. 2025.1.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한때 7만 원대까지 추락했던 두나무 주가가 약 3년 5개월 만에 40만 원을 돌파했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 교환 소식이 전해진 뒤로 미국 나스닥 입성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면서 주가가 급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증권플러스 비상장 기준 두나무 주가는 장중 41만 원까지 치솟았다. 두나무 주가가 40만 원을 넘어선 건 지난 2022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두나무 주가는 지난 2021년 6개월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한 뒤 가격이 상승하며 같은 해 11월 최고가인 54만 원을 기록했다. 당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투자 열풍'이 불기도 했고, 2021년은 가상자산 가격이 크게 올랐던 '불장'이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두나무 주가도 동반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22년 5월부터 두나무 주가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당시 가상자산 테라·루나의 가격이 대폭락한 '테라·루나 사태'가 터지며 가상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이 두나무 주가에도 악영향을 준 셈이다. 이후 계속해서 하락하기 시작한 주가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한 지난 2022년 역대 최저가인 7만 3000원까지 떨어졌다.

두나무 주가(증권플러스 비상장 제공.)

두나무 주가는 올해들어 반등하기 시작했다. 특히 올 하반기 비트코인이 신고가를 연달아 경신하며 투자 심리가 달아오르자, 두나무 주가는 이달 34만~35만 원대에서 거래됐다. 그러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교환 소식이 알려진 지난 25일 30만 원대를 하회했다가,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 주주가 될 것이란 소식이 알려진 지난 26일 이후부터 가격이 반등해 약 3년 5개월 만에 40만 원을 탈환했다.

앞서 양사는 최근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괄적 주식교환은 서로 다른 두 기업이 주식을 맞바꾸면서 지배구조를 단일화하는 것으로, 한 회사가 존속 지주사가 되고 다른 회사는 100% 자회사가 된다.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되는 방식이다.

네이버파이낸셜보다 기업가치가 큰 두나무가 이러한 선택을 한 배경에 대해선, 미국 나스닥 자체 상장을 꿈꿔온 두나무가 네이버(035420)를 발판삼아 미 증시에 진출하려는 전략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당초 두나무는 자체적으로 미국 나스닥 상장을 꿈꿔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내 팽배한 '자국 우선주의' 기조로 한국 가상자산 기업이 제값을 받기가 녹록지 않다는 현실에 직면했다.

이에 두나무가 단독으로 미 증시에 입성하기보다 네이버파이낸셜이라는 우군을 확보, '네이버 간판'으로 미국 상장에 입성하는 '우회 전략'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나무는 비상장사라 IPO를 진행할 시 상장사보다 규제·정치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네이버는 이미 국내 증시에 상장된 상태라 글로벌 증시 진입 장벽이 낮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국내 기업공개(IPO)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미 증시 입성도 어려울 것이라 보고 네이버를 통해 미 증시에 진출하는 안전한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