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저 수수료'로 돌아온 빗썸…코빗도 '공짜 수수료' 끝내나

빗썸과 같이 수수료 무료 시행한 코빗·고팍스, 폐지 시점 '고민'
폐지 이후 수수료 인하 불가피…"빗썸 수수료, 참고 안할 수 없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 자산기본법 제정과 코인 마켓 투자자보호 대책 긴급 당정 간담회'에서 이석우 업비트 대표, 허백영 빗썸대표, 강명구 코인원 부대표, 오세진 코빗대표, 이준행 고팍스 대표 등 참석자들이 성일종 정책위의장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공짜 수수료'로 돌풍을 일으킨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거래 수수료 무효화를 폐지하면서 기존보다 인하된 수수료를 내놓으면서 거래소 간 수수료 인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빗썸에 이어 수수료 무료 경쟁에 가세한 코빗과 고팍스도 수수료 무료화 폐지 발표와 함께 기존(0.2%)보다 낮은 수수료 발표를 고민하고 있는 모양새다.

14일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빗썸은 지난해 10월4일부터 거래소 점유율 회복을 목적으로 진행한 거래 수수료 무료화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5일부터 거래소에 무료로 지급하는 쿠폰을 적용할 시, 기존 수수료(0.25%)보다 낮은 0.04%의 거래 수수료가 적용하기로 했다.

빗썸의 수수료 인하 결정에 따라, 빗썸 이후 수수료 무료화에 동참했던 코빗과 고팍스의 수수료 무료 정책 폐지 시점과 폐지 이후의 거래 수수료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앞서 코빗은 지난해 10월20일부터 거래소에서 거래 지원하는 모든 가상자산에 대해 거래 수수료 무료화를 시행했고, 고팍스는 10월24일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USDC코인(USDC)의 거래에 한해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했다.

매출의 99%가량이 수수료 수익으로부터 나오는 거래소들의 특성상, 코빗과 고팍스도 결국 매출 발생을 위해 수수료 무료화를 폐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거래소 모두 이들보다 먼저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실행한 빗썸보다 이르게 수수료 무료화 폐지를 선언하기엔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는데, 빗썸의 이번 수수료 무료화 폐지로 인해 이들도 수수료 폐지 선언 시점을 고려할 수 있게 됐다.

코빗 관계자는 거래소의 수수료 폐지 시점과 관련해 "(빗썸의 수수료 폐지 선언의) 영향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이제는 저희도 언제 종료를 해야 하는지, 종료했을 때 수수료를 얼마로 책정해야 되는지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수수료 무료화 폐지 시점을 넘어서 폐지 이후의 수수료가 어느정도로 책정될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 빗썸이 거래 수수료 무료 폐지만을 발표한 것이 아닌 기존보다 인하된 거래 수수료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코빗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거래소 입장에서 수수료 무료를 종료하고 나서도 (고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려면 기존에 받던 수수료보다 낮게 받아야 한다"며 "빗썸이 어느정도로 낮게 거래 수수료를 받느냐가 중요했던 건데 이제 0.04%로 밝혀졌으니 저희도 그 부분을 참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팍스 관계자도 "향후 거래 수수료 폐지 시점을 논의할 때 기존보다 인하된 거래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는 점도 같이 (논의) 대상으로 올라올 것 같다"면서도 "단순히 수수료만 변화했다는 식보다는 고객들에게 최대한 거래소가 가능한 선에서 혜택을 돌려드리기 위해 여러 이벤트들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두 거래소 모두 수수료 무료 정책 폐지 이후에도 기존보다 낮은 거래 수수료를 통해 거래소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현재 원화마켓 거래소의 거래 수수료는 빗썸이 0.04%, 업비트가 0.05%, 나머지 3개의 거래소는 0.2%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과 고팍스.

다만 일각에서는 두 거래소 모두 최근까지도 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 폐지 이후 인하된 거래 수수료를 빗썸과 같이 업계 최저 수준으로 책정하기엔 부담이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월경 발표된 지난 2022년 기준 코빗과 고팍스의 당기순손실은 각각 502억원, 906억원이다.

두 거래소 모두 2022년 테라 루나 사태와 FTX 사태에 의한 시장 상황의 악화가 영향을 끼쳤다. 다만 고팍스의 경우, 당시 고파이에 묶인 자금인 566억원이 포함됐다.

고팍스는 이후 바이낸스로부터 고파이 상환금 지원을 받아, 566억 중 40%가량을 고파이 피해자들에게 돌려준 상황이지만, 여전히 자본금이 마이너스 상태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두 거래소 관계자 모두 지난해 매출 상황이 지난 2022년 대비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이슈로 2022년 대비 비트코인의 가격은 올랐지만, 투자심리나 시장 상황이 살아나기 시작한 건 연말부터였기 때문에 전체 연 매출이 극적으로 좋아지기엔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거래소들이 이 같은 수수료 인하 경쟁만 벌이다가는 향후 시장 상황의 악화로 투자심리가 떨어질 시 다시금 실적 개선이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수익의 다각화를 위해 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가상자산 기업 팀장은 "거래소 간의 경쟁이 '얼만큼 수수료를 인하하냐'로만 발생하는 건 업계에 좋지 못하다"며 "해외 거래소처럼 거래소 라이센스를 정당히 보유한 이들에게는 사업의 다각화를 위해 여러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