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지방 이전시 경제손실 최대 41조…"中企금융에 93% 집중"

기업은행 노조 의뢰, 한국정책분석평가학회 보고서 공개
"전체 손실 중 93% 중기 금융 과정서 발생…정부 배당도 감소"

IBK기업은행 전경.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IBK기업은행 본점을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국가 경제에 향후 10년간 최대 41조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손실의 90% 이상이 중소기업 정책금융 집행 차질에 따른 생산·투자 위축에서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17일 한국정책분석평가학회가 기업은행 노동조합 의뢰로 수행한 'IBK기업은행 본사 지방 이전 파급효과 종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은행 본점을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연간 국가 경제 순손실은 최대 5조8814억원, 향후 10년간 누적 손실의 현재가치는 40조9900억원으로 추산됐다.

한국은행의 2023년 산업연관표 등을 토대로 추정한 결과다. 보수적인 시나리오를 적용하더라도 연간 순손실은 2조9101억원, 10년 누적 현재가치는 20조282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경제적 손실의 93.2%가 중소기업 정책금융의 집행 과정에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본점 이전에 따라 △대규모 여신 심사 위축 △경영진의 기업 협력 활동 감소 △정책·긴급자금 집행 지연 △금융·제조업 간 연계 약화 △일반 여신 축소 등이 나타나고, 이것이 거래 중소기업의 생산과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본점과 영업점 사이의 '기능적 거리'가 멀어지는 점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현장의 정보가 본점으로 전달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고 정보량도 줄어들면서 신용 판단이 보수적으로 바뀌고 결과적으로 여신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의 300억원 이상 대형 여신이 본점 전결 사항인 데다 심사 대상 기업의 71%가 수도권에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본점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현장 실사와 담보 평가, 여신위원회 부의 등에 시간이 더 소요돼 적시성이 중요한 정책자금과 긴급자금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손실은 중소기업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전체 손실의 약 65%가 중소기업 밀집 부문에서, 21%가 대기업 중심 부문에서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도소매 및 상품중개서비스업, 자동차산업, 음식점·숙박서비스업, 전기장비업 등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업종이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본점 이전 자체에 들어가는 직접적인 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됐다. 신사옥 건립과 IT 인프라 이전, 핵심 인력 이탈 등에 따른 재무적 손실이 향후 10년간 1조7000억~2조4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배당수입 감소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기업은행 지분 가운데 정부·공공기관이 보유한 비중은 68.54%다. 보고서는 본점 지방 이전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을 가정할 경우 정부 등에 돌아가는 배당금이 향후 10년간 최대 7896억원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류장희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지방 이전의 긍정적 효과는 추상적인 데 비해 부정적 효과는 매우 구체적"이라며 "금융산업과 국책은행의 특성, 기업은행의 특수성을 감안해 지방 이전의 부작용을 철저히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