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에 '빚투' 절정…닷새간 마통 1.3조 급증, 코로나 이후 '최대'

5대 은행, 지난 5일 기준 마통 잔액 40.7조원…닷새간 1.3조↑

일부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6% 중반을 넘어 7% 진입을 가시권에 두고 있는 9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서 시민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50∼6.690% 수준으로 집계됐다. 2026.2.9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이란 사태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른바 '빚투'(대출 투자)가 다시 늘고 있다. 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이달 초 사흘 만에 약 1조 3000억 원 가까이 증가한 반면, 예금에서도 수조 원이 빠져나갔다. 금융권에서는 상당 자금이 증시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5일 기준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0조 7227억 원으로 2월 말(39조 4249억 원) 대비 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영업일 기준으로 보면 사흘 만에 약 1조 2979억 원이 증가한 셈이다. 잔액 규모로는 2022년 12월 말 42조 546억 원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이달 초 닷새 동안 증가 폭 1조 2979억 원은 지난 2020년 11월 2조1263억 원 이후 약 5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월간 증가세 수준이다. 당시에는 코로나19 이후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 '영끌'과 '빚투'가 급증하던 시기다.

마통 잔액은 2021년 4월 말 52조 8956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규제 영향으로 감소해 2023년 이후 30조 원 수준이 유지됐고, 지난해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와 증시 호황 영향으로 다시 40조 원대에 진입했다. 그리고 이달 들어 이란 사태로 인한 증시 급락이 저가 매수 심리를 자극하면서 신용대출이 다시 급증하는 흐름이다.

마통 중심 신용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5일 기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0조 1417억 원으로 2월 말보다 5794억 원 감소했다. 반면 신용대출(일반신용대출+마통)은 105조 7065억 원으로 닷새 만에 1조 3945억 원이 증가했다. 현재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2021년 7월(1조 8637억 원) 이후 최대 증가 폭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예금에서도 자금 이탈이 나타나고 있다.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944조 1025억 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2조 7872억 원 감소했다. 투자 대기 자금 성격의 요구불예금도 같은 기간 8조 5993억 원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란 사태 이후 증시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고객 자금 이동이 뚜렷했다"며 "지난주 코스피·코스닥 급락 당시 증권사 이체액이 하루 1500억 원을 넘어 마통 중심 빚투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