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묶인 현실 바꾸겠다" 호언한 李…'국장 복귀는 지능순' 현실로
"국장 탈출 지능순" 비아냥에서 "국장 복귀"로…233일의 변화
후보 시절 코스피 ETF 4000만원 베팅…수익 2700만원 추산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민주당이 당선되면 그냥 놔둬도 주가는 올라간다."(2025년 5월 24일 경기 부천역 북부광장 유세 中)
"누가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고 얘기하지 않았나. 국장 복귀는 지능 순이라는 말이 생겨날 수 있도록 만들겠다." (2025년 9월 18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간담회 中)
이재명 대통령이 내걸었던 '코스피 5000' 공약이 취임 1년도 되지 않아 현실화하자, 투자자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수년간 2000선에 머물던 코스피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를 두고 시장은 반신반의했으나, 결과는 지표로 확인됐다.
이 대통령이 '코스피 5000'을 처음 언급한 것은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4월 21일이다. 그는 당일 오전 SNS를 통해 "국민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현실을 바꾸고, 혁신 기업을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날 그의 발걸음은 여의도 금융투자협회로 향했고, 주가 조작과 쪼개기 상장 등 자본시장의 문제점을 거침없이 지적했다. 그는 "배당도 잘 안 해주고 주가도 잘 오르지 않는데, 누군가 주가를 조작해 돈을 훔쳐 가기도 한다"며 "살진 암소라고 생각해 샀는데, 어느새 송아지의 주인이 다른 사람이 돼버려 우량주 장기투자조차 어려운 시장이 됐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런 문제들 때문에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황당한 유머까지 나올 정도"라며 "주가지수가 2500선에 머물러 있는 현실에서 4000, 5000을 넘는 것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해법으로는 주가조작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제시했다. 이 후보는 "단 한 번이라도 주가조작에 가담하면 다시는 주식시장에 발을 들일 수 없게 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도 재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코스피 정상화에 자신감을 보인 데에는 스스로를 '꽤 큰 개미 투자자'라고 소개할 만큼 오랜 투자 경험이 작용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한 유튜브 채널에서 "과거 주식 종목은 100% 내가 직접 골랐다. 기업 분석 자료도 다 읽고 주식 교과서도 정말 많이 봤다"며 "잘 고른 주식은 2~3배 수익이 나는 것도 어렵지 않아 한때는 일하기 싫어질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또 "대선에서 떨어지면 상당 기간 정치를 하지 않을 것 같아 나름대로 연구해 조선주를 샀다"면서 "국회의원이 되는 바람에 팔았는데, 지금은 세 배가 올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이 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코스피 5000'을 향한 광폭 행보에 나섰다. 취임 일주일 만에 첫 경제 관련 외부 일정으로 한국거래소를 찾았는데, 현직 대통령이 취임 초 거래소를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대통령은 당시 '주가조작 패가망신'이라는 날카로운 발언을 남기도 했다. 그는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주식시장의 불공정성, 불투명성을 해소하는, 최소한 완화하는 게 제일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당선되면 그냥 놔둬도 주가는 올라간다"던 이 대통령의 자신감은 점차 수치로 확인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불과 보름여 만인 6월 20일 코스피는 3000선을 돌파했다.
이어 넉 달 뒤인 10월 27일에는 4000선을 넘어섰고, 취임 233일 만인 이날 마침내 5000선에 도달했다. 시장의 의문은 점차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자신감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 증시가 저평가돼 온 요인으로 △한반도 평화 리스크 △기업 지배구조 리스크 △주가 조작 △정치 리스크 등 네 가지를 하나하나 짚으며 설명했다.
이어 "이 네 가지를 집중적으로 해소하기 때문에 (코스피) 4000을 이야기했고, 5000을 목표로 제시한 것"이라며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왜곡돼 있던 시장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5월 28일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약하며 코스피200 ETF와 코스닥150 ETF를 각각 매수해 총 4000만 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후 직전 거래일인 21일까지 코스피200 ETF 수익률은 103.27%, 코스닥150 ETF는 31.40%를 기록했다. 이를 단순히 계산하면 평가이익은 2700만 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추산된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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