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개 금융회사서 AI 금융상품 650개 도입…평균 5.5개 AI 활용

금융위, OECD서 한국 사례 발표…"AI가 포용금융에 기여"
4대 금융 회장, 사업 키워드 'AI'…보안 및 숫자 오류 문제도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가 국내에서 약 65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 한 곳당 평균 5.5개의 AI 금융상품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준비 중인 셈이다.

AI 금융상품은 특히 은행권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임직원의 업무 효율화에 활용되던 AI 기술은 최근 들어 대고객 서비스 영역으로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는 추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OECD 아시아 디지털 금융 라운드테이블'(OECD Asia Roundtable on Digital Finance)에 참석해 이같은 국내 AI 금융 활용 현황을 발표했다.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 11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650개의 AI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이미 출시됐거나 도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OECD 사무국의 요청으로 회의에 참석해 한국의 금융 분야 인공지능 활용 현황과 함께 규율 체계 전반을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OECD "AI 금융, 포용금융 확대 가능성 커"

AI 금융상품은 비단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OECD가 아시아 19개국을 대상으로 금융 분야 AI 도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보험·증권·핀테크 등 전 영역에서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는 AI 기반 금융상품이 ‘포용금융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출 부문에서 중소기업이나 이른바 '금융이력 부족 계층(thin filer)'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한 금융위 관계자는 "신파일러는 금융 이력이 부족해 신용등급 산정에 제약이 크고, 그만큼 대출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AI를 활용하면 대안 정보를 신용평가에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소비 패턴이나 행동 패턴, 독서 패턴 등 다양한 '대안 정보'를 활용해 신용도를 평가할 수 있어, 신파일러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전경
보안·숫자 오류·책임 문제…AI 금융 리스크도

AI 금융상품 확산에 따른 우려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는 데이터 유출과 해킹 문제가 꼽힌다. AI가 대량의 고객 데이터를 학습·분석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와 금융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숫자 오류' 역시 주요 리스크다. AI가 잘못된 계산 결과를 도출할 경우 금리 산정이나 대출 한도 설정 등에 오류가 발생해 금융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AI 판단에 오류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사와 AI 개발사, 외부 솔루션 제공사 간 책임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금융 분야 AI 활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안)인 '7대 원칙'을 마련 중이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1분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지주 회장들 "AX·AI는 생존 과제"

국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 회장들도 신년사를 통해 일제히 AI와 AX(인공지능 전환)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KB에 가면 가장 앞선 AI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나와 우리 기업에 최적의 상품과 솔루션을 제시해주고, 균형 있게 키워줄 것이라는 믿음을 고객과 시장에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AX와 DX는 단순한 수익 창출이나 업무 효율성의 수단이 아니라 생존의 과제"라며 "일하는 방식과 고객 접점 전반에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인공지능(AI) 기술이 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하나금융을 향해 밀려오는 변화의 파고를 제대로 측정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짚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올해는 심사·상담·내부통제 등 핵심 영역에서 AX 성과를 임직원 모두가 가시적인 변화로 체감할 수 있도록 실행의 깊이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