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집아저씨' 김영희 PD "한국 예능 최초 자막 내 손에서"

MBC '놀러와' © News1
MBC '놀러와' © News1

예능 역사상 최초로 자막을 도입한 사람이 '쌀집아저씨' 김영희 PD였다.

15일 방송된 MBC '놀러와'에 출연한 김영희 PD는 예능 프로그램의 뒷 이야기와 자신의 방송 철학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PD는 "당시 일본의 예능 프로그램은 모두 커다란 자막을 사용했다"며 "내가 일본 연수를 다녀올 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방송에서 자막은 단순한 정보 전달의 도구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한국에 돌아가서 자막을 통해 화면에 생동감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TV파크'라는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자막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고.

김 PD는 "방송 첫날 (시청자에게) '우리가 청각 장애인이냐'며 진행자의 말이 자막으로 나오는 것이 보기 거슬린다는 항의전화가 엄청나게 걸려왔다"고 말했다.

또 "카메라 실사만 가지고는 화면에 생동감을 잡아내기 부족했다. 조금만 지나면 자막이 방송을 즐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다음 방송에서도 자막을 넣고 도망다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내가 자막을 도입한 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대한민국 모든 예능에 자막이 나왔다"고 말했다.

예능 최초 자막의 배경이 김 PD라는 사실을 접한 누리꾼들은 "역사의 개척자였다", "이런 사연이 있었구나", "예능의 한 획을 그었다" 등 댓글을 달았다.

eriwha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