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병역특례 논의부터 스스로 입영 선택까지 [N초점]②
-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군 입대를 스스로 선택하며, 자신들을 향한 병역특례 부여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17일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방탄소년단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했음을 알려드린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빅히트 뮤직에 따르면 1992년생인 맏형 진이 오는 10월 말 입영 연기 취소를 신청하고 병무청의 입영 관련 절차를 따를 예정이며, 다른 멤버들 역시 각자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병역을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2025년 완전체 활동 재개를 예상했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그간 논의됐던 병역특례 관련 논의에 대해 스스로 결론을 맺었다.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 논의는 지난 2018년 시작됐다. 앞서 미국을 중심으로 반응을 얻고 있던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 최초로 그 해 5월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가 미국 '빌보드 200' 1위에 오른데 이어, 8월에는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정상까지 차지했다. 덕분에 이들의 전 세계적인 인기가 증명됐고, 방탄소년단 멤버 7인 전원은 '한류 확산뿐만 아니라 한글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대중문화예술 발전(한류 확산) 유공으로 당시 정부로부터 화관문화훈장을 수여받았다.
이후 국회를 중심으로 방탄소년단에 대한 병역특례 부여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2018년 하태경 의원(당시 바른미래당 최고 위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방탄소년단처럼 대중음악 세계 1등은 왜 병역면제를 못 받냐'라며 한류를 선도하는 대중예술분야도 병역 특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조경태 의원(당시 자유한국당)도 "대중문화계 방탄소년단(BTS)에는 왜 병역 혜택을 주지 않느냐는 형평성과 공정성의 문제가 많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 문제에 대해 다루며 이는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들이 국가적 이미지에 공헌을 했기에 혜택을 주는 것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병역특례대상 확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역시 존재했다.
다음 해에도 방탄소년단처럼 한국을 빛낸 연예인에 대해 병역 혜택을 줘야 한다며 관련 논의가 이어졌으나, 국방부와 병무청 등 관계부처들로 구성된 병역특례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는 2019년 11월21일 병역이행의 공정성·공익성 강화를 위한 대체복무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며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TF는 예술·체육요원은 편입 인원이 1년에 45명 내외로 많지 않다며, 국위 선양 차원에서 지금의 병역특례를 유지하는 게 좋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병역특례를 확대하는 방안은 사실상 검토되지 않았다. 이에 일부 정치인들은 유감이라는 반응을 보였으며, 대한가수협회는 K팝 가수 병역특례 문제 공청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2020년 9월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탄소년단처럼 국위 선양을 한 문화예술인과 e스포츠 선수 등이 30세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 기존 병역법에는 입영 연기 허가 대상에 대중문화예술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개정안에는 문체부 장관이 기여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문화예술인을 추천하면, 해당 대상자가 입영 연기를 신청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병무청은 방탄소년단을 위한 병역 혜택이 필요하다는 주장 '공정과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으나, '입영 연기'에 대해서는 논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에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의 징집을 연기하는 관련법 개정이 급물살을 탔고, 2020년 11월20일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로 대한민국의 대내외적 국가 위상과 품격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만 30세까지 징집과 소집의 연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의결됐으며 12월1일 본회의까지 통과됐다. 이에 따라 방탄소년단 맏형 진은 만30세가 되는 2022년까지 군 입대 연기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에 대한 논의는 끝나지 않았고, 병역 이행 연기를 넘어 병역 면제까지 논의가 확대됐다. 지난해 6월 사단법인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이하 음콘협)는 "류현진, 손흥민, 이창호, 조성진 등 국위선양을 통해 병역 면제를 받은 사례가 있는데, 왜 정작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방탄소년단은 입대 연기에서 그쳐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공정한 병역정책이 수립되길 희망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윤상현 의원(당시 무소속)도 같은 달 25일 국위 선양과 문화 창달에 이바지한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해 군 복무 대신 예술·체육 요원으로 복무하게 하는 병역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히며, 개정안은 예술·체육 요원의 편입 규정에 대중문화예술인도 포함해 제도 운용의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전했다.
이후에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방탄소년단 병역특례법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어졌고, 여론은 '국위선양 높이 평가해야'한다는 찬성 의견과 '객관적 지표가 부족하다'는 반대 의견으로 나뉘었다.
이와 관련해 하이브는 올해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콘퍼런스 센터에서 진행된 'BTS 퍼미션 투 댄스 인 더 시티-라스베이거스'(BTS PERMISSION TO DANCE IN THE CITY-LAS VEGAS, 이하 '더 시티') 프로젝트 간담회에서 입장을 밝혔다. 이진형 하이브 CCO는 방탄소년단의 군 복무와 관련해 "한국에서 병역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고, 저희가 제한적으로 말씀드리다 보니깐 외부에서도 많은 예측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아티스트들이 과거에 반복적으로 국가의 부름에 응하겠다는 말을 해왔고 그건 지금도 변함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회에서는 병역법이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 불확실성이 어려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조속히 병역법에 대해 논의되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전한 바 있다.
그러던 중 방탄소년단은 올해 6월 음악 및 공연과 관련한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국회에 계류 중인 병역법 개정안 때문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었다. 병역법 개정안의 시행이 보통 6개월 뒤라는 점을 고려할 때 6월까지 통과되지 않으면, 진은 병역특례 적용 없이 입대해야하기 때문이었다. 이후에도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에 대한 여러 논의가 이어졌고 여론조사까지 실시됐지만, 정치권과 담당 부처는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 와중에 방탄소년단은 '입영'이란 결단을 스스로 내렸다.
이달 말, 진이 입영 연기 취소하기로 하며 군 입대를 선택한 것. 진이 올해 안에 군 입대를 하면 1993년생인 슈가도 내년에 입대해야 하며 이후 RM, 제이홉, 뷔, 지민, 정국도 병역 의무를 이행하게 된다. 멤버들은 각자의 프로젝트를 소화한 뒤 차례로 입대, 모든 멤버들이 군 복무를 이행한 후 2025년에 완전체로 모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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