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겪고 4인조된 빅뱅, 그럼에도 기다려지는 이유 [N초점]

빅뱅ⓒ 뉴스1
빅뱅ⓒ 뉴스1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그룹 빅뱅이 돌아온다. 단, 4년의 공백 동안 멤버 한 명이 줄었다. 또한 4인조가 된 빅뱅은 멤버들이 한 소속사 식구도 아니게 됐다. 맏형 탑이 YG엔터테인먼트 계약을 종료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공백기에 적지 않은 시련으로 몸살을 앓았던 빅뱅이 오랜만에 활동 기지개를 켜면서 벌써부터 가요계 이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지난 7일 "빅뱅이 올봄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어 "신곡 녹음 작업은 모두 마쳤으며 현재 뮤직비디오 촬영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멤버 탑은 개인활동 영역을 넓히고 싶다는 뜻에 따라 YG와 계약을 종료했다는 소식도 함께 알렸다. YG는 "탑의 의견을 존중, 이에 대해 멤버들과 잘 협의됐다"며 "그는 여건이 되면 언제든 빅뱅 활동에 합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빅뱅의 신곡은 2018년 3월 발표한 싱글 '꽃 길' 이후 약 4년 만. 빅뱅 멤버들은 2017년 탑을 시작으로 지드래곤, 태양, 대성이 차례대로 군에 입대하면서 4년이라는 긴 공백기를 보냈다.

4년의 공백, 빅뱅에게는 수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팀의 막내였던 승리는 지난달 27일 열린 고등군사법원 항소심 선소에서 성매매 알선을 포함한 총 9개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받았다. 앞서 승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기소 사실이 알려진 뒤 2019년 팀을 탈퇴하고 연예계 은퇴도 선언했다. 빅뱅이 '꽃 길'을 발표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알려진 승리 스캔들은 한동안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했고 빅뱅의 이름에도 큰 오점을 남겼다.

굵직한 이슈들을 겪은 빅뱅은 한동안 조용히 지냈다. 지드래곤, 태양, 대성, 탑은 병역 의무를 마친 뒤에도 별다른 큰 활동을 하지 않았다. 다만 지드래곤은 광고를 통해 얼굴을 비췄고 탑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탑은 해외 유명 화가와 만남을 갖거나 지드래곤, 연예계 동료들과 만난 인증샷을 게재하며 간간이 근황을 전했다. 태양은 지난해 12월 아빠가 됐다는 소식도 알렸다. 2018년 배우 민효린과 결혼한 태양이 3년 만에 전한 득남 소식이었다. 대성은 지난 2020년부터 유튜브를 통해 드럼 연주 등 일상을 공개했다. 대성이 익명으로 활동하던 이 유튜브는 지난해 3월 대성이 운영하는 계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전 멤버인 승리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마무리 된 직후, 빅뱅은 신곡 발표를 알리며 활동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팬들은 환호했다.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묵묵히 빅뱅을 기다리던 팬들에게는 선물 같은 소식이었다.

K팝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빅뱅이 없던 K팝신은 수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무수히 많은 그룹들이 데뷔했고, '4세대 아이돌'이라 칭하는 아이돌이 대거 등장해 인기를 끄는 중이다. 또한 지상파 프로그램이나 TV 인기 예능 프로그램 만이 아닌 온라인의 다양한 플랫폼의 콘텐츠들이 크게 사랑을 받으면서, 그룹을 홍보하는 방식도 변화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따라 XR 무대, 메타버스 콘서트 등 획기적인 비대면 콘텐츠들이 탄생했고, 이는 코로나19 상황과는 별개로 추후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수의 관계자들은 "이같이 변화된 음악 시장이 빅뱅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며 "지상파 대신 자체적인 온라인 콘텐츠나 유명 유튜브 등을 통해 다소 부담스럽지 않은 방향으로 4인조 빅뱅을 보여줄 기회들이 생기지 않았나"라고 입을 모았다. 시련을 겪은 빅뱅의 입장에서 자극적으로 자신들의 이슈를 소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인 것.

빅뱅의 가장 큰 무기이자 장점은 '음악'이다. 지난 2006년 데뷔해 올해 햇수로 17년차를 맞은 빅뱅은 '거짓말', '마지막 인사', '하루하루',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 '뱅뱅뱅'(BANG BANG BANG) 등 무수히 많은 히트곡을 냈다. 대부분 멤버들이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해 진정성을 높이고 '아티스트'라는 수식어를 자연스럽게 한 이들이다. 특히 음악뿐 아니라 패션, 안무 등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하며 K팝이 글로벌하게 뻗어나갈 수 있게 한 선두주자로도 평가받고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뉴스1에 "빅뱅 멤버들은 수년째 음악 작업에 매진했다"며 "일부 멤버는 만들어 놓은 노래만 수십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빅뱅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냈다하면 히트곡이 됐던 지난날의 빅뱅이 수년간 보석함에 넣어두었던 곡들을 꺼내 다시 한 번 영광을 재현하고 날개를 달지 관심이 집중된다.

hm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