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초점] 캐릭터부터 AI까지…확장되는 아이돌 세계관
- 고승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아이돌 그룹의 세계관이 점차 진화하고 있다. 멤버들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는 물론, 캐릭터와 멤버들을 일치화시킨 세계관을 토대로 한 AI(인공지능) 아바타까지 등장하며 그 확장성을 보이고 있다.
그간 아이돌 그룹의 세계관은 각 그룹만의 특색과 서사를 부여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돼왔다. 보컬, 랩, 퍼포먼스 능력을 뛰어넘어 구체적인 이야기를 토대로 몰입도를 높이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2012년 데뷔한 그룹 엑소는 초능력을 활용, '엑소플래닛'이라는 행성에서 온 멤버들이 각자 초능력을 지니는 세계관을 구축했다. 이렇게 형성된 세계관을 통해 팬들은 엑소 멤버들을 하나의 스토리 안에서 이해하고 상상력을 더해 여러 콘텐츠를 해석했고, 이는 엑소의 폭발적인 인기로 이어지게 됐다.
최근에는 멤버와 연결된 또 다른 자아를 새롭게 탄생시키는 과정으로 이어지며 세계관의 범위를 더욱 넓히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본뜬 캐릭터인 '타이니탄'(TinyTAN)을 탄생시켰다. 지난 8월 공개된 타이니탄은 방탄소년단 제2의 자아가 발현해 캐릭터가 됐다는 콘셉트로, '매직 도어'를 통해 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타이니탄은 방탄소년단의 '아이돌'(IDOL) 무대를 펼치기도 하고, 위버스 어플에서 멤버들의 게시물에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타이니탄이 독자적으로 광고에도 출연하며 방탄소년단의 또 다른 분신으로 활약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빅히트 아이피(IP) 측은 "타이니탄에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특징뿐만 아니라 음악과 퍼포먼스로 전해 온 선한 영향력, 공감 및 치유의 메시지까지 그대로 투영됐다"며 "각 멤버의 시그니처 포즈, 평소 습관, 멤버 간 친밀도 등이 세밀하게 표현돼 팬들로부터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 중다는 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마루기획이 지난 9월 론칭한 신인 그룹 고스트나인 역시 독특한 세계관으로 주목 받는다. 이들은 지구의 속이 비어있고, 양극인 북극과 남극 사이에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존재한다는 '지구공동설' 세계관을 기반으로 자신들만의 촘촘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인 것. 여기에 멤버별 심벌 캐릭터인 '글리즈'(GLEEZ)도 론칭해 소년들의 소울메이트처럼 소년들을 성장시키고 함께 모험하며 정신적 지주로서의 역할을 맡는다.
고스트나인은 이 캐릭터와 함께 탄탄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앞으로 선보일 음악에 연결성을 더하며 세계관을 형성해 나갈 계획이다. 마루기획 관계자는 "향후 고스트나인은 참신하고 친근한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글리즈와 손잡고 글로벌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더욱 진화된 양상을 보여준다. 오는 17일 데뷔를 앞두고 있는 신인 걸그룹 '에스파'(aespa)가 그 주인공이다. 에스파는 '아바타 X 익스피리언스'(Avatar X Experience)를 표현한 'æ'와 양면이라는 뜻의 영단어 '애스펙트'(aspect)를 결합해 만든 이름으로,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특히나 '현실세계' 멤버와 '가상세계' 아바타 멤버로 나누어진다는 점이 독보적이다. 현실세계 멤버인 카리나, 윈터, 닝닝, 지젤의 '또 다른 자아'인 '아이'(ae) 멤버들이 아바타 멤버로 함께 활동을 공유하는 것이다. 아바타 멤버들은 각 멤버를 본떠 만들어진 만큼, 각각 아이-카리나, 아이-윈터, 아이-닝닝, 아이-지젤로 불리게 된다.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달 28일 열린 제1회 세계문화산업포럼에 참석해 '코로나19 이후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와 컬처 유니버스'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에스파에 대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경계를 초월한, 완전히 새롭고 혁신적인 개념의 그룹"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아티스트 멤버와 가상세계에 존재하는 아바타 멤버가 현실과 가상의 중간 세계인 '디지털 세계'를 통해 소통하고 교감하며 성장해가는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파는 현실세계 멤버들과 가상세계 멤버들이 서로 친구 같은 존재로서 각자의 세계를 오가는 모습을 여러 콘텐츠로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현실세계 멤버들은 여느 아티스트들과 같이 오프라인에서 활동하고, 가상세계 속 아바타 멤버들은 콘텐츠 속에서 활동한다. 이를 통해 에스파는 아바타 멤버가 현실세계 멤버의 부차적인 의미가 아닌, 데뷔 때부터 하나의 세계관 속에서 함께하는 새로운 형태의 세계관을 보여준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보통 아이돌 그룹을 새롭게 론칭할 때 팀만의 색을 고민하기 위해 세계관 등을 기획한다"며 "팬들도 각 콘텐츠에 나오는 상징이 그룹의 음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해석하는 재미를 느끼는 등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콘셉트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만큼, 이러한 기획이 K팝 발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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