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풀이①] 스컬&하하→레강평 "신인된 기분…의욕 역대 최고치"(인터뷰)
- 황미현 기자, 윤효정 기자

(서울=뉴스1) 황미현 윤효정 기자
※ 뒤풀이: 어떤 일이나 모임을 끝낸 뒤에 서로 모여 여흥을 즐김. 또는 그런 일.
공들인 프로젝트 또는 앨범, 작품을 끝낸 이들이 회포를 푸는 뒤풀이 자리에 직접 찾아가는 '딥풀이' 인터뷰 코너입니다. 작품을 완성시킨 이들의 작업 과정을 조금 더 '딥(DEEP)'하게 들어보고, 뒤풀이에서만 접할 수 있는 흥미진진한 뒷 이야기들을 전해드립니다.
스컬&하하? 하하&스컬?
스컬&하하로 7년째 레게를 하고 있지만, 공연장에서나 심지어는 다수의 매체를 통해 하하&스컬로 헷갈리는 이들이 많았다. 팀명 자체가 '스컬 and 하하'를 뜻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실수하는 것도 이해하기 힘든 일은 아니었다.
오랜 고민 끝에 스컬과 하하는 '레게 강 같은 평화'로 팀명을 변경했다. 그런데 방식이 파격적이었다. 라디오 '컬투쇼'를 통해 청취자들에게 팀명을 추천 받은 것. 다행히 찬송가 '내게 강 같은 평화'를 재치있게 패러디한 '레게 강 같은 평화'가 두 사람의 마음에 꽂혔고 지난 24일 '당 디기 방'으로 신곡을 발표했다.
7년차에 팀명을 바꾸는 것은 쉽게 결정하기 힘든 일이다. 그동안 쌓아왔던 팀에 대한 인지도를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기 때문. 그러나 해이해진 마음을 바로잡고 신인의 자세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던 두 사람은 '새 시작의 검'을 뽑았다.
하하와 스컬이 신곡을 발표한 다음날 하하가 합정동에 운영하고 있는 고깃집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홍대를 걸으며 해외팬들과 SNS 라이브 방송을 막 끝낸 두 사람은 폭염도 잊은 듯 상기된 모습이었다.
레게 강 같은 평화와의 인터뷰는 고기가 익고 술병이 쌓여 갈수록 분위기도 점점 무르익었다. 두 사람은 "앞으로 계속해서 레게를 할거다. 절대 장난스럽게 바꾼 팀명이 아닌만큼 레게가 더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도록 계속 달려나가겠다"며 레게에 대한 진심과 열정을 내비쳤다.
다음은 일문일답.
Q.레게 강 같은 평화(이하 레강평)로 이름을 바꾸고 처음으로 신곡을 발표했다. 어떤 기분인가.
스컬 "신인그룹이 된 것 같은 기분이 좀 든다. 하하와 내가 원래 파이팅이 넘치는 스타일인데 요즘처럼 이렇게 의욕이 많았던 적은 없다. 우리가 가요계를 장악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물론 마음속으로 하는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웃음)"
하하 "'부산 바캉스'때 보다도 의욕이 훨씬 넘친다."
Q.새로운 팀명을 알려야 하는 부담감도 있었을텐데.
하하 "확실히 팀명을 바꾸니까 우리를 봐주는 모든 분들이 '얘네들이 뭔가 변화가 있구나'하면서 관심을 가져줬다. 궁금해 하는 분들이 대다수고 '대단하다' '장난치지마라'라는 상반된 반응을 보여준 분들도 있다. 그러나 우리한테 쏟아지는 관심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 관심만큼 우리가 열심히 해야될 것 같다."
스컬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대충하다 말면 '장난으로 이름바꿨구나' 할 것 같다. 우리가 5년이됐든 10년이 됐든 우리 음악을 계속해서 잘 보여줬을 때 그때서야 '아 얘네가 팀명을 바꾼 것이 장난이 아니었구나'하는 생각을 할 것 같다. 마음을 굳게 먹고 다시 시작하려고 하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욕먹지 않도록 신인의 자세로 열심히 하고 있다."
Q.중독성이 강한 노래다. 어떤 점에 포인트를 뒀나
스컬 "포인트가 '당디기디기' 이건데, 하하가 아이디어를 줬다. 자메이카의 유명한 뮤지션 비니맨과 이번 곡을 함께 만들었는데 비니맨이 NG 파일을 보내줬다. 입을 푸는 음성 파일이었는데 나는 그냥 듣고 흘렸지만 하하는 굉장히 인상적으로 들었다. 이 부분을 살려서 노래를 만들어보자고 했고, 곧장 작업에 들어갔다."
Q.비니맨은 국내에서 다소 생소한데.
스컬 "자메이카의 거장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김건모 선배님 정도의 레벨이랄까. 내가 4년 전 자메이카에 갔을 때 우연히 만났고 팬이라고 했었다. 이후 최근에 자메이카에 인맥이 생겨서 이야기를 하다가 비니맨과 연이 닿게 됐다. 감사하게도 우리 노래에 참여를 해준다고 했다. 정말 좋은 기회다."
Q.'당 디기 방'에는 한국어 가사 비율이 다소 적다.
스컬 "원래 버전에서는 한국말이 진짜 많았다. 하하가 아이디어를 주고 나서는 한국 가사에 '당디기' 등의 내용을 넣다보니 한국 가사가 많이 줄었다. 일부러 후크송을 만들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하 "스컬이 '당 디기 방' 작업을 끝낸 후 메시지를 보냈다. 원래는 '수정할 것 있으면 들어보고 얘기해줘'라고 하는데 이번에는 '야 음악 나왔어. 들어봐'라고 하더라. 그 몇글자 안되는 메시지 안에 자신감이 가득했다. 내가 원하는 느낌의 곡이 나왔다는 것을 예감했다. 아니나 다를까 노래를 들어보니 수정할 것이 하나도 없었고 내가 상상한대로 음악이 나왔다."
Q.하하가 레게를 사랑하는 것은 많이 알려져있다. 계기가 궁금하다.
하하 "앨범을 어떻게든 내야하는 상황이 있었다. 노래를 듣다가 연결이 되서 레게까지 흘러왔다. 이거는 나한테 어울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레게를 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스컬을 알게된 후 진짜 레게가 뭔지를 배웠다. 스컬을 만났을 때 나는 완전 레게 초보였다. 이후 라이프스타일도 바꾸고 레게에 대해 연구를 하니 정말 레게와 사랑에 빠지게 됐다."
스컬 "2009년도에 하하를 처음봤다. 그때 나한테 이메일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더라. 이후 메일이 왔는데 정말 감동 받았다. 레게에 대한 질문이 정말 방대한 양으로 왔다. 레게에 대한 심오한 질문이 아니라 기초적인 질문이 빼곡히 담겨있었다. 단순한 질문들이었지만 그 메일을 본 순간 정말 레게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느꼈다. 이후 레게에 대해 알려주며 급속도로 친해졌다."
하하 "계속 '왜'라고 질문을 던졌다. 혹시라도 레게 사인 같은 것을 했을 때 실수하면 안되지 않나. 그런데 스컬이 그러더라. 레게는 레게일뿐이고 레게를 내가 진정으로 즐기면 된다고."
스컬 "사실 자메이카에서 어떤 특정 종교를 믿어야만 진정한 레게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현지에서도 철학적으로 레게를 구분하는 사람들이 있고 나도 초반에는 이 부분에 대해서 공부도 많이 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마인드고 '내가 레게를 한다'는 점이다. 레게는 한 장르다."
Q.레강평은 레게 신에서 꾸준히 해왔다. 초반과 시선이 달라졌음을 느끼나.
스컬 "국내에서 아직 레게 신은 작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레게를 하는 친구들은 잘 버티면서 꾸준히 열심히 한다. 방식은 다르지만 레게에 대한 확고한 철학들이 있다. 레게가 더 대중화되서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줬으면 한다."
하하 "이제 우리가 레게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일단 우리가 노래를 하거나 인사를 하면 '야만'을 외쳐주니가 정말 기쁘다. 이제는 페스티벌을 가도 레게 존이 따로 생길 정도로 자리를 잡고 있다.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하하 "나는 요즘 핫하고 젊은 가수들한테 항상 제안한다. 우리 노래에 피처링해달라는 그런 부탁이 아니라 레게를 한 번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는거다. 우리 음악이 뜨는 것 보다 레게 자체가 더 많은 대중에게 사랑받는 것이 더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딥:풀이②]레강평 하하 "예능인도 맞고, 가수도 맞고… 저는 헷갈리지 않아요"(인터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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