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톡] 지구인, 세상을 향한 냉소는 나의 힘

(서울=뉴스1스타) 명희숙 기자 = 래퍼 지구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로 돌아왔다. 어두웠던 과거의 터널을 복기하면서 솔직하지만 차가운 시선을 내려놓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재와 미래를 향한 따듯한 시선이 느껴진다.

지구인은 최근 첫 솔로 디지털 싱글 'CinemaKid E01'(시네마키드 에피소드 원)을 발표했다. 리듬파워의 지구인의 연상선상이라 생각한다면 오산. 그는 이번 앨범을 온전히 자신의 이야기로 채우며 지구인만의 컬러를 유지한다.

래퍼 지구인이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 News1star/ 아메바컬쳐

말 그대로 이번 앨범은 지구인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첫 번째 트랙 'Video Tape'는 앨범의 큰 틀인 시네마키드 에피소드 원과 궤를 함께 한다. 어릴 적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 처음 영화를 접하고 꿈이라는 것을 갖게 된 순간을 회상한다. 또한 폭력의 상징인 아버지에게 유일하게 고마웠던 순간이 비디오를 빌리러 갈 때라고 되뇌는 가사는 이 앨범의 시작인 열등감과 냉소의 첫 기억을 상기시키게 한다.

두 번째 트랙 'Scenario'는 스스로의 열등함을 인정하면서 이를 토대로 성장하는 자신을 돌아보는 곡이다. 지구인 특유의 날카로운 래핑과 펀치라인이 조화를 이룬다.

타이틀인 'HID'는 지구인이 가장 원망하는 대상이자 이제는 이해를 구하고 있는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담겨있다. 직설적이면서도 거침없이 털어놓는 과거의 기억과 자신에 대한 분노, 이제는 터트리지 못하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보너스 곡이자 선공개 됐던 '흙수저' 또한 세상을 향한 차가운 시선과 자신의 가난, 부족함을 원망하는 지구인의 속내가 솔직하게 담긴 곡이다.

지구인은 리듬파워를 통해 매번 유쾌하면서도 위트있는 시선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솔로 앨범을 통해 자신을 좀 더 내밀하게 직시하면서도 음악을 통해 분노와 냉소를 표출해냈다. 리듬파워의 지구인만을 생각한 이들에게는 반전이 됐고, 솔로 지구인의 색을 기다렸던 이들에게는 환영의 앨범이다.

솔직하고 꾸미지 않는 래퍼 지구인의 진짜 민낯이 반갑다.

reddgreen3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