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임순례 만난 '남쪽으로 튀어'…"'베를린'보다 따뜻해요"

임순례 감독(왼쪽 세번째)과 배우 김윤석, 오연수, 한예리가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남쪽으로 튀어' 언론시사회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3.1.23 머니투데이/뉴스1 © News1 (서울=뉴스1)<br>"영화 '베를린'보다 '남쪽으로 튀어'가 더 따뜻합니다"

23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된 영화 '남쪽으로 튀어'의 주인공 김윤석은 시사회 뒤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남쪽으로 튀어'는 1월31일 개봉하는 류승완 감독의 신작 '베를린'보다 한 주 뒤인 2월7일 개봉한다.

한 주 차이로 흥행을 놓고 싸우게 된 경쟁작 '베를린'에 대한 김윤석의 언급은 '현실적인 고민'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나왔다.

김윤석은 "(기자들이) 영화를 잘 봤다고는 하는데 '베를린'만큼 잘 본 건지, '베를린'보다 못 본 건지 모르겠다"며 "'베를린'보다 '남쪽으로 튀어'가 더 따뜻하다"고 자신의 영화를 홍보했다.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남쪽으로 튀어'는 영화 '도둑들'로 1000만 관객을 모은 배우 김윤석과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이 만난 영화다.

'천만배우' 김윤석에 이어 임 감독도 경쟁작들이 신경쓰이는 눈치였다.

임 감독은 "저희 영화가 전 주에는 '베를린', 두 주 다음에는 '신세계', '라스트 스탠드'에 포위돼 있어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설에는 '댄싱퀸'도 잘 되고 '부러진 화살'도 잘 됐다"며 "설 명절에 꼭 한 편만 보시지는 않을 것 같고 두세 편 봐달라"고 당부했다.

'남쪽으로 튀어'는 촬영 도중 임 감독이 하차했다 다시 촬영장에 복귀하면서 논란을 낳았다. 제작진과의 불화설, 배우와의 마찰 등 다양한 소문이 잇따르기도 했다.

촬영장을 떠났다 다시 돌아온 계기에 대해 임 감독은 "돌아와야 될 이유가 돌아가지 말아야 할 이유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하차 논란'을 낳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사소한 이유로 떠나지는 않았다"며 "감독이 현장에 없다는 것이 얼마나 큰 문제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책임을 마무리하기 위해 돌아왔다"고만 밝혔다.

'남쪽으로 튀어'는 어떠한 제도와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세상을 통쾌하게 호령하는 자유인 '최해갑(김윤석)'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최해갑의 아내이자 운동권 시절 '안다르크'라 불린 안봉희 역은 배우 오연수가, 아버지인 최해갑을 부정하지만 최해갑과 똑닮은 맏딸 민주 역은 '코리아'의 한예리가 맡아 열연했다.

오연수에게 '남쪽으로 튀어'는 1998년 '기막힌 사내들' 이후 15년만에 출연하는 자신의 일곱번째 영화다. 이날 오연수는 "감독님과 김윤석씨가 하신다고 해서 영화를 선택했다"며 "영화에서 달리 보이고 싶어 8kg 정도 살을 찌웠는데 영화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빠지지 않아 고생했다"고 말했다. 이 말에 관객석에서는 놀라움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영화 속 오연수의 모습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오연수 사이에 큰 변화를 눈치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최해갑과 그의 가족은 TV도, 인터넷도 없는 섬마을에 정착한다. 휴대전화도 불통이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낡은 집에서 그들만의 즐거운 삶을 시작한다. 그야말로 '아날로그적인 삶'이다.

한예리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에서 이것만은 지키고 싶다고 생각하는 아날로그 정서가 있느냐'는 질문에 '마룻바닥'을 들었다.

한국무용을 전공했다는 한예리는 "마룻바닥을 사랑한다"며 "모든 춤 추는 사람들은 마루를 사랑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마룻바닥에서 춤을 출 때 "살아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나만의 힐링 방법"이라고 밝혔다.

임 감독은 마지막 인사를 통해 '남쪽으로 튀어'를 "용기와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에 대한 영화"라고 소개하고 "최해갑과 그 가족들이 관객들에게 많은 용기와 위로와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쪽으로 튀어'는 김윤석이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