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에 밀렸다…'토이스토리5' 장난감들에 닥친 최대 위기 [시네마 프리뷰]
17일 개봉 영화 '토이 스토리 5' 리뷰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디즈니·픽사의 간판 프랜차이즈 '토이 스토리 5'가 이번엔 스마트기기가 장악한 현실로 관객들을 불러들인다. 놀이보다 화면이 익숙해진 초연결 시대, 아이들이 관계를 맺는 방식과 성장의 순간을 장난감의 눈으로 풀어낸다.
17일 개봉하는 '토이 스토리 5'는 스마트 태블릿 '릴리패드'의 등장으로 존재 이유를 위협받게 된 장난감들의 예측 불가 여정을 그린다. 이번 시리즈는 전편의 중심축이었던 우디 대신 제시를 전면에 내세우며 진정한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장난감보다 스마트기기에 푹 빠진 익숙한 풍경에서 시작한다. 3편에서 처음 등장했던 보니는 옆집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어 하지만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수줍은 아이로 성장한다. 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제시는 보니에게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 찾은 옆집을 몰래 들여다보다 충격적인 풍경과 마주한다. 아이들의 관심은 장난감이 아닌 손안의 기기로 향해 있다. 마당에 방치된 장난감들은 제시에게 전자기기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경고한다.
제시에게도 곧 현실이 닥친다. 보니가 최신 스마트 태블릿 '릴리패드'를 선물 받으면서다. 게임과 검색, 채팅, 번역 등 다재다능한 기능을 장착한 릴리패드는 순식간에 보니의 시간을 차지한다. 장난감들은 점점 구석으로 밀려나고, 이러다 버려지는 것은 아닐지 두려움에 휩싸인다. 아이와 함께 놀며 존재해 온 장난감들엔 그 자체가 생존의 위기다. 제시는 릴리패드의 압도적인 존재감 앞에 스스로를 '부족한 장난감'이라며 자책하고, 과거 자신을 갖고 놀던 에밀리에게 버려졌던 기억까지 떠올린다.
우디와 버즈의 존재감도 반갑다. 새로운 세상으로 떠났던 우디는 다시 친구들 곁으로 돌아온다. 다소 낡고 헤진 외형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는다. 특히 닳아 벗겨진 머리는 '탈모'를 연상케 하며 묘한 짠내를 자아낸다. 버즈와 재회한 우디는 함께 보니 구출 작전에 나서며 콤비 플레이를 펼친다. 여기에 버즈 군단까지 가세하면서 시리즈 특유의 유머 역시 놓치지 않는다. 또한 그간 우직한 동료에 가까웠던 버즈는 제시를 향한 마음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수줍은 '에겐남' 버즈와 주도적인 '테토녀' 제시의 케미는 익숙한 관계에 새로운 결을 더하며 더욱 풍성한 재미를 만든다.
영화는 "왜 아이들은 더 이상 장난감과 놀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지만, 변화를 부정하지 않는다. 빌런인 줄 알았던 릴리패드 역시 누구보다 보니와 깊이 교류하고 싶었던 기기라는 서사를 통해 장난감들이 그를 또 다른 친구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준다. 장난감이 설 자리를 잃어가는 현실을 탓하기보다 진정한 관계와 연결이 무엇인지 되묻는 편에 가깝다. 온라인 채팅 속 '랜선 친구'가 아닌 눈앞에서 함께 뛰어노는 친구, 알고리즘이 아닌 감정으로 연결되는 관계 말이다.
결국 '토이 스토리' 시리즈가 흥미로운 건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을 장난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장난감이 버려지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성장과 이별을 받아들이는 이야기다. "아이를 사랑하다 버려지는 게 싫다"던 제시는 과거의 상처를 다시 마주하며 비로소 깨닫는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떠나는 건 사랑이 끝났기 때문이 아니라, 어른이 돼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 역시 아이의 성장의 일부일 수 있다는 깨달음과 함께 변화를 받아들이는 성장은 오랜 팬들에게도 뭉클한 여운을 남긴다. 상영 시간 101분.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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