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톱스타? 브랜드? 어떤 의도 없어…잘 사는 게 목표" [N인터뷰]③
'군체' 주연 전지현
- 고승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전지현(44)이 '군체'(감독 연상호)로 11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암살' 이후 오랜만에 극장가로 복귀한 전지현은 생명공학과 교수이자 생존자 그룹 리더 권세정 역을 맡아 영화를 꽉 채우는 아우라로 호평받고 있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영화다. '부산행', '반도', '얼굴'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으로,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도 초청됐다. 영화는 개봉 5일 만에 200만을 돌파하며 올해 최단 속도 흥행을 보여주고 있다.
전지현은 1997년 데뷔해 '엽기적인 그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도둑들', '베를린', '별에서 온 그대', '암살', '푸른 바다의 전설', '킹덤: 아신전' 등 수많은 작품은 물론, CF 스타로서도 활약하며 톱스타로서 존재감을 확고히 해왔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전지현은 지난 25일 취재진과 만나 '군체'와 배우로서의 삶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N인터뷰】 ③에 이어>
-평생 톱스타로 살아왔는데 그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하하. 이제 내가 오랫동안 일을 해와서 (이런 얘기에) 부끄러워하거나 '나 못하니까 네가 해' 이러거나 낯가리는 것도 좀 아닌 것 같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활동하면서 남들보다 사회생활을 못 해서 배울 기회는 없었지만 그래도 작품과 캐릭터 속에서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지난달에 청와대 갔을 때도, '북극성'이 아니었다면 내가 어디서 그런 애티튜드를 배우고, 정상을 만나서 여유 있게 행동할 수 있었겠나. 나 자신도 놀랐다. 작품을 만나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누구는 그런 부담을 지고 싶어도 못 하는데 감사하다.
-'전지현'이라는 이름이 하나의 브랜드이기도 하다. 어떤 방향성으로 나아갈지 생각하나.
▶그러려는 의도는 없다.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아주 안 좋은 길로 가지 않을까. 나는 내가 잘하는 게 항상 목적이고, 목표다. 그러다 보면 일하는 게 잘되지 않을까.
-그간 작품들의 흥행 성적이 놀랍다. '군체' 역시 복귀작인 만큼 부담감이 없나.
▶사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하하. 오랜만에 영화로 관객들을 만나는 거고, 물론 손익분기점만 넘어도 감사한 일이지만(웃음) 많은 관객분들께서 찾아봐 주시면 개인으로서나 배우로서나 참여한 모든 분들께 의미가 되지 않을까. 하하. 그리고 또 한국영화 분위기가 좋지 않나. 여러 가지 장르 영화들이 줄지어서 개봉하는데 다 같이 잘 되면 너무 좋겠다.
-이전엔 해외진출도 활발히 했는데 요즘은 글로벌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맞다. 이젠 가장 한국 다운 게 세계적인 거라 생각한다. 나는 한국 사람이고, 한국 배우다. 한국에서 제대로 좋은 연기를 하고 입지를 다져야 그게 세계적인 거란 생각이 든다. 요즘은 예전과 분위기가 달라져서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거에 좀 더 집중하려고 한다.
-최근 무대인사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는 모습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1년 만이라 무대인사 문화도 많이 바뀌었을 텐데.
▶어려운 건 아닌데 문화가 많이 바뀌어서 놀랐다. 근데 좋더라. 언제 또 많은 사람을 만나고 교류하겠나. 우리나라 관객 수준이 굉장히 높아서, 매너며, 예의며, 감동받았다. 그래서 그 시간이 좋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관객들 얼굴이 잘 보이고, 하고 싶은 말을 스케치북에 적어서 보여주는데 글이 생각보다 잘 보인다. 사실 내 이름이 적힌 건 딱히 몇 개 없다. 난 몇 개에 충실할 뿐이다.(웃음) 그리고 시간이 귀하게 느껴진다. 어렸을 땐 당연히 못 느꼈는데 오랫동안 이 일을 하면서 이 시간이 귀하고 감사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
-무대 인사에서 보인 복근도 화제가 됐는데.
▶원래 (복근) 유명하지 않나. 하하. 항상 있는 거다. 근데 사람들이 중요한 걸 모르는 게, 앞보다 뒤이고, 겉보다 속이다. 그런 게 더 중요하다. 여기까지만 말하겠다.(웃음)
-'태혜지'(톱스타 김태희·송혜교·전지현)이란 수식어가 너무 유명한데 어떻게 생각하나.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얼굴이 예뻐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한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이 예쁘고 잘생기고 보다는 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매일 거울을 보면서 신경 쓰지는 않는다. 다만 잘 살아야 한다. 내가 스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분들이 잘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내 젊었을 때 시절을 안고 있는데 그분들이 무너지면…다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한 가수들도 잘 살았으면 하지 않나. 그런 거다. 내 시절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망가져 있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그렇다. 나도 오랜 시간 활동하면서 누군가의 시절을 담고 있을 텐데 그런 점에서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내가 운동만 열심히 하면 뭐하나. 일을 하고, 그 일을 잘해야 하고, 또 가정도 잘 꾸려야 하는데 이 밸런스를 잘 유지하는 게 내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이걸 잘 유지하려면 꾸준함을 가지고 나가야 하는데 그게 가장 내 삶의 숙제라 생각한다.
-요즘 연기에 대한 마음은 어떤가.
▶특히 여배우들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기회가 적어지고 아무래도 서야 되는 자리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 내가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역할들을 만나고 싶고, 그걸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너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또 너무 앞서나가서 힘들어하지 않고 지금 내가 이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서 연기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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