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춤추고 엄태구 랩하고…'와일드씽' 흥행 넘어 '입덕' 넘본다 [N초점]

영화 '와일드 씽' 스틸
영화 '와일드 씽' 스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강동원이 댄서로, 엄태구가 래퍼로 변신한다. 영화 '와일드 씽'이 단순한 코미디 흥행을 넘어 배우들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입덕 영화'로 떠오를 조짐이다. 강동원의 능청스러운 코미디와 엄태구의 파격적인 래퍼 변신, 여기에 1990년대 가요계 감성을 제대로 소환한 캐릭터 플레이가 맞물리며 예상 밖 매력을 터뜨릴 전망이다.

오는 6월 3일 개봉하는 '와일드 씽'(감독 손재곤)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해체된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다.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 오정세가 뭉쳐 1990년대 가요계 감성을 유쾌하게 소환한다.

영화 '와일드 씽' 스틸
영화 '와일드 씽' 스틸

눈에 띄는 변신은 강동원의 도전이다. 그간 '천박사 퇴마 연구소'(2023) '검사외전'(2016) '전우치'(2009) '그녀를 믿지 마세요'(2004) 등에서 코미디 감각을 보여준 적은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한층 더 힘을 뺀 능청 연기로 극을 이끈다. 트라이앵글 리더이자 댄스머신 현우 역을 맡은 그는 그 시절 칼단발 헤어스타일과 세기말 패션, 헤드스핀은 물론 아이돌 비주얼까지 제대로 선보인다.

특히 강동원은 이번 작품을 위해 브레이크댄스와 헤드스핀을 수개월간 연습하며 공을 들였다. 익숙한 얼굴이 아닌, 의외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던 배우의 노력이 짐작된다. 이에 그는 최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와일드 씽' 출연 이유에 대해 "내가 춤추고 노래하면 웃길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한 주변 반응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생각 못 했다고 하더라, (관객들) 반응은 놀라겠다고 예상하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하는 느낌은 있다"며 "친한 사람들은 장난으로 '돈이 없어?'라고 하더라"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영화 '와일드 씽' 스틸
영화 '와일드 씽' 스틸

엄태구의 존재감은 더 의외다. 평소 수줍은 극내향인 이미지와 달리, 트라이앵글 막내이자 폭풍 래퍼 상구로 등장해 제대로 파격적인 변신으로 놀라움을 안긴다. 평소 묵직한 누아르 장르에서 보여줬던 과묵한 이미지와 달리, 과장된 제스처와 과한 열정이 넘치는 래퍼 캐릭터를 밀어붙이는 모습 자체가 반전 재미를 안긴다. 특히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쏟아내는, 이른바 '기차 화통 랩'은 영화의 대표 웃음 포인트 중 하나다.

엄태구는 이미 JTBC '놀아주는 여자'(2024)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예상 밖 얼굴을 꺼내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조직 보스의 반전 매력과 로맨틱한 면모를 제대로 발산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번 '와일드 씽'은 그런 의외성을 한 단계 더 밀어붙인 결과물이다. 아이돌의 청량한 무대 매너까지 보여주는 막내 래퍼 캐릭터는 그 자체로 입덕 포인트가 된다.

영화 '와일드 씽' 스틸

1990년대 가요계를 향한 디테일한 오마주 역시 영화의 강점이다. 쿨과 룰라, 샵, 코요태 등을 떠올리게 하는 혼성 그룹 감성부터 표절 논란, 라이벌 구도, 자극적인 연예계 스캔들까지 당시 대중문화를 유쾌하게 녹여냈다. 세기말 무대 의상과 헤어, 과장된 메이크업은 웃음을 더하면서도 묘한 향수를 자극한다.

결국 '와일드 씽'의 경쟁력은 배우들의 새로운 얼굴이다. 강동원 엄태구뿐만 아니라 박지현 역시도 당시 걸그룹의 상큼한 비주얼 이면의 거침 없는 캐릭터를 탁월하게 선보인다. 여기에 오정세가 장발의 비운의 발라드 왕자로서 웃음의 강도를 끌어올리는 극강의 코미디를 펼친다. 등장만으로 분위기를 뒤집는 '킥' 같은 존재로, 영화의 웃음을 완성하는 결정적 한 수가 된다. '와일드 씽'이 흥행을 넘어 입덕 영화가 될 수 있을지 더욱 기대가 쏠린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