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연상호 '군체', 7분 기립박수 "신선한 좀비 영화"(종합) [칸 현장]
- 정유진 기자
(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군체'(감독 연상호)가 상영 시간 30분 지연이라는 해프닝에도 불구, 새벽에 진행된 제79회 칸 국제영화제(칸 영화제) 공식 상영회에서 현지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16일 오전 1시(현지 시각, 한국 16일 시각 오전 8시)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9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상영작 '군체'의 공식 상영회가 진행됐다. 10년 만에 칸을 찾은 연상호 감독과 전지현, 지창욱, 구교환, 김신록, 신현빈 등 주연 배우들은 0시 40분쯤부터 레드카펫에 나섰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 벌이는 사투를 그리는 영화. 이 영화의 공식 상영 시간은 0시 30분이었으나, 상영 시간이 30분가량 지연되며 관객들은 뤼미에르 대극장 앞에서 긴 줄을 선 채로 약 1시간 이상을 대기해야 했다. '군체'보다 앞서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상영이 진행됐던 경쟁 부문 진출작 '젠틀 몬스터'(감독 마리 크로이처)의 극장 사용 시간이 길어진 탓이었다.
그에 따라 공식 상영의 시간은 예정됐던 0시 30분보다 30분 늦은 오전 약 1시쯤으로 변경됐다. 줄을 서서 대기 중이던 일부 관객들은 줄에서 이탈하기도 했으나, 약 2300석인 극장 좌석은 대부분 가득 찼다.
레드카펫은 반가운 얼굴 박찬욱 감독으로 인해 빛났다. 이번 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인 박 감독은 직접 뤼미에르 대극장 문 앞에서 배우 및 연상호 감독을 따뜻한 포옹으로 맞이했다.
레드카펫 바깥에는 전지현과 지창욱 등 유럽에서도 인기가 있는 K 배우들을 보기 위해 모여든 팬들이 있었다. 그들은 손에는 응원의 메시지를 든 채 서툰 발음으로 배우들의 이름을 불렀다.
122분의 상영이 끝난 뒤, 객석에서는 이른 새벽 시간임에도 큰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박수가 약 5분간 이어졌을 때쯤,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으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은 연상호 감독은 "여기서 이렇게, 너무너무 큰 꿈에 그리던 칸 영화제에서 '군체'라는 작품을 다시 선보일 수 있게 돼 너무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열화와 같은 성원 보내주셔서 앞으로 영화 하는데 굉장히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벅찬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군체'가 기립 박수를 받은 시간은 약 7분이었다.
영화가 끝난 후 극장 출구에서 뉴스1과 만난 해외 관객들은 '군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스페인에서 온 관객 모니카는 "훌륭했다, 또 다른 신선한 좀비 영화였다"라고 평했다. 또 다른 스페인인 호세는 "좋았다, 재밌었고, '부산행'을 봤었다, 빌런 역할을 한 배우 구교환이 대단했다, 그가 영화에서 가장 좋았고, 엔딩에서 에너지가 엄청났다"고 영화 속 메인 빌런인 구교환을 칭찬했다.
유명인 관객도 있었다. 홍콩에서 온 배우 천가락(陳家樂·Carlos Chan)도은 "영화가 특별하고 비전형적이라서 놀랐다, 좀비에 대한 지금까지의 상상을 깨는 작품이었다"고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또 천가락은 "한국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 본 영화가 '올드보이'였다"며 한국 영화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전하기도 했다.
'군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올해로 4번째 칸에 초청받았다. 그는 '돼지의 왕'(2012)으로 제65회 칸 영화제 병행섹션인 감독주간에서, 영화 '부산행'(2016)으로 제69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 영화를 소개한 바 있다. 영화제가 열리지 않은 2020년에도 '반도'로 '칸 2020 라벨'에 선정됐던 연 감독은 '군체'로 약 10년 만에 칸 영화제에 참석, 레드카펫을 밟았다.
한편 제79회 칸 영화제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개막해 오는 23일까지 이어진다. 영화제에서 볼 수 있는 우리나라 영화는 총 4편이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경쟁 부문), 연상호 감독의 '군체'(미드나잇 스크리닝), 정주리 감독의 '도라'(감독주간), 홍익대학교 최원정 감독의 단편 영화 '새의 랩소디'(라 시네프) 등이 해당 작품이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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