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PICK] 제79회 칸영화제 개막… 박찬욱 심사위원장 “예술성 없는 정치는 프로파간다”
아이 에이다라 “우리는 박찬욱에게 잠 못 이룬 밤을 빚졌다”
공리·제인 폰다 개막 선언 "영화의 힘이 오늘 밤 우리를 하나로 모이게 해"
- 이준성 특파원
(칸=뉴스1) 이준성 특파원 = 제79회 칸 국제영화제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발에서 개막한 가운데,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이 첫 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정치와 예술, 심사의 의미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박찬욱 심사위원장은 이날 오전 열린 경쟁부문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서 심사위원장 수락 배경에 대해 “심사위원 직을 한 번 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자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5분 정도 고민했지만 칸 영화제에서 여러 번 경쟁 부문에 초청받고 상도 받았기 때문에 이제는 봉사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이 좋은 사람들을 데려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훌륭한 동료 심사위원들과 함께 즐거운 대화를 나눌 시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수락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심사위원단은 박 감독을 비롯해 배우 데미 무어, 루스 네가, 감독 클로이 자오, 로라 완델, 디에고 세스페데스, 배우 이삭 드 방콜레, 배우 스텔란 스카르스고르드, 각본가 폴 래버티 등 총 9명으로 구성됐다.
박 심사위원장은 정치와 예술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정치와 예술을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립되는 개념으로 보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예술의 적으로 인식되어서는 안 되며, 반대로 정치적으로 경청할 만한 내용이 없다고 해서 배제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리 정치적 주장을 담고 싶어도 예술적으로 훌륭하지 않다면 결국 프로파간다에 불과하다”며 “예술과 정치는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며, 잘 표현된다면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사 방식에 대해서는 “일등, 이등을 가르는 일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를 통해 특정 영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의 위상과 관련해서는 “한국은 더 이상 영화의 변방이 아니다”라면서도 “중심에 진입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며 "장르적으로 확장되고 다양한 영화를 포용하게 된 점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그렇다고 해서 한국 영화에 더 점수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여 현장에 웃음을 자아냈다.
개막식에서는 프랑스 배우 아이 에이다라가 사회를 맡아 심사위원단을 소개했다. 그는 박 감독에 대해 “증오와 폭력에 대한 복수, 시적인 감각, 그리고 한국 영화에 대한 세계적 집착”이라며 “인간 영혼의 고통을 천재적으로 그려냈고 우리는 그에게 몇 번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빚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영화감독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그들은 앞으로 11일 동안 자신들의 가장 깊은 곳에서 태어난 작품을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막 선언은 중국 배우 공리와 미국 배우 제인 폰다가 맡았다. 두 배우는 “영화의 힘은 오늘 밤 우리를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며 제79회 칸 영화제의 개막을 공식 선언했다.
이날 개막식 이후에는 개막작으로 선정된 프랑스 감독 피에르 살바도리의 ‘디 일렉트릭 키스(The Electric Kiss)’ 상영이 이어지며 영화제의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됐다.
이번 영화제는 프랑스 국립영화관연맹(Fédération Nationale des Cinémas Français) 및 주요 영화관 체인과의 협력을 통해 프랑스 전역 950개 이상의 영화관으로 확장됐다. 일부 영화관에서는 개막식을 비롯한 영화제 주요 프로그램이 상영·중계되고, 상영작 소개와 연계된 이벤트도 함께 진행된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앞서 “영화제의 역할은 논쟁과 토론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을 소개하는 데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올해 칸 영화제는 오는 23일까지 진행되며, 경쟁부문에는 총 22편이 초청됐다. 이와 함께 영화제는 비경쟁부문과 미드나잇 스크리닝, 주목할 만한 시선, 단편 경쟁, 라 시네프 등 다양한 섹션을 통해 전 세계 영화들을 소개한다. 박찬욱 감독은 한국 영화인 최초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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