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1편·미드나잇 1편…칸 영화제, 올해는 韓 영화 '패싱' 없었다

[N초점]
나홍진 경쟁 부문, 연상호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

'호프' '군체' 포스터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올해는 그냥 지나가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 장편 영화가 단 한 편도 공식 섹션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올해 열릴 제79회 칸 국제영화제(칸 영화제)에서는 무려 두 편을 볼 수 있게 됐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병행 섹션 초청작과 추가 포함 작품들을 포함하면 더 많은 한국 영화를 볼 가능성이 남아 있어 기대를 모은다.

지난 9일 오후(한국 시각, 현지 시각 9일 오전) 프랑스 파리 파테 팰리스에서 열린 제79회 칸 영화제의 공식 초청작 발표 기자회견에서는 한국 영화 '호프'(감독 나홍진)가 경쟁 부문 진출작으로, '군체'가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으로 호명됐다.

이로써 '호프'는 경쟁 부문에 초청된 나머지 20편의 영화와 황금종려상을 두고 겨루게 된다. 예년에도 경쟁 부문에서 초청작이 추가로 포함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에 '호프'의 경쟁작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한국 영화는 2022년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이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던 것이 마지막으로, '호프'의 경쟁 진출은 4년 만의 쾌커다. 2022년 '브로커'는 배우 송강호가 남우주연상,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받으며, 수상에도 성공했다.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처음으로 초청받은 나홍진 감독이 수상까지 단번에 성공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린다.

나홍진, 연상호/ 뉴스1 DB

한국 영화의 단골 초청 섹션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받은 '군체'는 해당 섹션에 약 2년 만에 초청받은 한국 영화다. 앞서 지난 2024년에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가, 2023년에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가, 2022년에는 '헌트'가 초청을 받은 바 있다.

칸 영화제 현지 관객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역대급' 미드나잇 스크리닝 상영작으로 기억되는 작품은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2016)이다. 실제 '부산행'은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역대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 오락성과 사회상을 잘 담아낸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군체'로 10년 만에 다시 같은 섹션에 가게 된 연상호 감독이 전작만큼의 호평을 끌어낼 수 있을지도 이번 칸 영화제의 관전 포인트다.

올해의 이처럼 고무적인 분위기는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한국 장편 영화는 경쟁 부문과 비경쟁 부문, 주목할 만한 시선 등 주요 공식 섹션에 초청을 받지 못했다. 씨네파운데이션에 초청받은 단편 영화 '첫여름'(감독 허가영)이 유일한 한국 영화 초청작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를 한국 영화 위기의 방증으로 보기도 했다. 옆 나라 일본만 해도 현시점 가장 유명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뒤로 하마구치 류스케와 후카다 코지, 하야카와 치에, 이시카와 케이 등 후배 세대 감독군이 칸 영화제에서 고루 주목받고 있지만, 한국은 '박찬욱 봉준호'의 뒤를 잇는 일군의 작가주의 감독들을 찾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나홍진 감독이 네 번째 장편 영화로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처음 진출하게 되면서 이 같은 우려는 어느 정도 상쇄된 모양새다. 더불어 왕성한 창작력으로 자신의 독특한 세계관이 깔린 '연니버스'를 확장해 가고 있는 연상호 감독에 대한 국제 영화계의 끊임없는 관심도 한국 영화의 힘이 장르 영화에 있음을 보여주며 극장가에 희망을 전하고 있다.

한편 제79회 칸 영화제는 오는 5월 12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남부 휴양 도시 칸 일대에서 펼쳐진다. 올해는 한국 영화계 거장 박찬욱 감독이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는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