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 유지태 vs '휴민트' 박해준, 반전의 미중년 악당들 [N이슈]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훈훈한 외모와 탁월한 연기력으로 사랑받는 미중년 배우인 유지태와 박해준이 스크린에서 악당으로 변신, 반전 면모를 드러낸다.
배우 유지태는 지난 4일 개봉한 뒤 극장에서 흥행 중인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에서 한명회 역할로 호평을 얻고 있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 단종과 그를 맞이한 광천골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배우 유해진과 박지훈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에서 유지태는 역사에 실존했던 인물인 한명회를 연기하며 영화에 긴장감을 더한다.
극 중 한명회는 왕과 같은 위엄을 드러내는 재상이더. 그는 조선 왕실의 적장자인 이홍위(박지훈 분)를 내쫓고 수양대군을 왕좌에 앉혔으며, 당대 왕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 큰 키와 체중 증량으로 압도적인 풍채를 자랑하는 유지태는 그간 사극에서 보아 온 자그마한 체구의 한명회와는 간극이 있는 외양으로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그뿐 아니라 왕 같은 위엄과 주도면밀한 두뇌, 카리스마가 넘치는 면면은 주인공인 이홍위(박지훈 분), 엄흥도(유해진 분)의 캐릭터와 대비돼 영화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
유지태가 보여주는 한명회는 압도적인 악당이다. 만면에 자못 인자해 보이는 미소를 띤 그는 결정적인 순간, 이홍위와 엄흥도를 힘으로 누를 뿐 아니라 함정으로 몰아세운다. 그의 활약 덕에 주인공들의 비극성은 극대화되고, '왕과 사는 남자'의 드라마가 더욱 강렬하게 살아났다.
박해준은 오는 11일 개봉하는 류승완 감독의 새 영화 '휴민트'에서 등장한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로 '국민 불륜남'이 됐던 박해준은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아내 애순이(문소리 분)만 바라보는 순정남 관식이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다. 두 캐릭터 모두 '사랑에 미친 남자'들이었던 것에 반해, '휴민트'에서는 사랑을 방해하는 악당 캐릭터로 변신한다.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박해준은 이번 영화에서 주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총영사 황치성을 연기했다.
'휴민트'는 액션 영화를 가장 멜로물이기도 하다. 류 감독의 장기인 스펙터클한 액션 시퀀스가 영화의 주요 볼거리이긴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북한의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을 연기한 박정민, 북한 식당 종업원이자 휴민트인 채선화 역의 신세경이 펼치는 여운 깊은 멜로가 백미로 꼽힌다. 황치성은 그런 두 사람의 관계를 가장 심각하게 위협하는 인물이다.
선한 역이든, 악역이든 마치 얼굴을 갈아 끼운 듯한 연기를 보여주는 박해준은 이번 영화에서도 대단한 활약을 펼친다. 황치성은 영화 안에서 드라마를 위해 꼭 필요했던 악역으로 박해준의 입체적인 연기를 통해 생동감을 얻었다. 조인성이 연기한 조과장과 박건의 마지막 액션 시퀀스가 처절하면서도 울림이 있었던 이유는 끈질긴 악당 황치성의 도발이 마지막까지 이어진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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