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 또 만나니 '호평 잔치', 류승완·조인성→장항준·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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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 유해진, 최우식(왼쪽부터) / 뉴스1 DB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설 연휴 한국 영화 개봉작들이 증명하고 있다. 한 차례 호흡을 맞춰본 이들이 보여주는 훌륭한 시너지가 작품에 대한 호평으로 이어지고 있다.

'휴민트' 류승완 감독은 주연 배우인 조인성과 벌써 세 번째 작품을 함께 했다. 영화 '모가디슈'(2021)에 강대진 참사관 역할로 출연하며 류 감독과 인연을 맺은 조인성은 이어 2년 뒤인 2023년 개봉한 영화 '밀수'의 권 상사 역으로 또 한 번 류승완 호에 승선했다. 류승완 감독은 미남 배우 조인성을 누구보다 영화적인 방식으로 멋지게 담아내는 연출자다. 그는 '모가디슈'에서는 눈치 빠르고 날카로운 안기부 참사관의 인간적인 매력을, '밀수'에서는 냉철하고 매너 있는 전국구 밀수왕 권상사의 섹시한 매력을 조인성에게서 끌어냈다. 더불어 두 역할 모두 류 감독 영화 특유의 사실적이면서도 스펙터클한 액션을 구사하는 인물들이었던 점에서 돋보였다.

류승완 감독 / ⓒ 뉴스1 권현진 기자

오는 11일 개봉하는 이번 영화에서도 조인성은 류승완 감독의 세계에 걸맞은 멋을 보여준다.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극중 조인성이 연기한 조과장은 날카로운 판단력과 기민한 업무 수행 능력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성을 갖춘 국정원 요원이다.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는 그는 클래식한 첩보 영화 속 주인공 같은 신사적인 매너를 갖추고 있어 여성 관객들에게 '어필'될 만한 매력을 보여준다. 영화의 내적인 부분을 박정민·신세경의 멜로가 담당한다면, 영화의 외적인 멋과 태도는 액션의 수려함 등은 조인성이 담당한다. 함께 한 시간이 깊어질수록 더욱 노련한 '케미'를 보여주는 감독과 배우의 재회는 언론 시사회 등을 통한 영화 사전 공개 후 호평이 나오면서 더욱 의미를 얻고 있다.

장항준 감독 / ⓒ 뉴스1 김진환 기자

앞서 4일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과 유해진 역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두 사람은 24년 전 영화 '라이터를 켜라'를 통해 감독과 배우로 만났다. 장항준 감독은 '라이터를 켜라'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고, 영화에 출연할 당시 유해진 역시 독특한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인이었다. 그렇게 신인 시절 만났던 두 사람은 무려 24년 만에 감독과 주연 배우로 재회했다.

한국 영화계를 지지하고 있는 든든한 '베테랑'으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왕과 사는 남자'에서 탁월한 시너지를 보여준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 단종과 그를 맞이한 광천골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야기꾼인 장항준 감독은 비운의 왕 단종과 그의 마지막을 지켜보고 끝까지 의리를 다했던 야사 속 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가미한 시나리오로 판을 깔았고, 유해진은 단종이 유배해 온 광천 골의 촌장 엄흥도 역을 맡아 탁월한 연기력으로 관객을 휘어잡았다. 특히 유해진은 까마득한 후배이자 신인인 박지훈과 마음이 먹먹해지는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며 관객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왕과 사는 남자'는 호평 속에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며, 이틀째인 지난 5일까지 누적 23만 9272명을 동원해 첫 주말 성적에 관심이 쏠린다.

김태용 감독 / ⓒ 뉴스1 김진환 기자

두 영화와 비슷한 시기 개봉하는 영화 '넘버원'도 '역전의 용사들'이 뭉친 작품이다. 이 영화를 연출한 김태용 감독과 주연 배우 최우식은 영화 '거인'(2014)으로 처음 만나 함께 했다. 저예산 독립 영화인 '거인'은 김태용 감독과 최우식 모두에게 이름을 알리는 특별한 작품이었다. 김태용 감독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를 통해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감독상을 받았고, 최우식 역시 같은 시상식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다. 그뿐 아니라 최우식은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과 들꽃영화상,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수상,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렇게 함께 성공을 경험했던 두 사람은 이번에는 영화 '넘버원'으로 흥행에 도전한다. '넘버원'은 어느 날부터 엄마의 음식을 먹을 때마다 하나씩 줄어드는 숫자가 보이기 시작한 하민(최우식 분)이, 그 숫자가 0이 되면 엄마 은실(장혜진 분)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엄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이번 영화는 상업 영화라는 점에서 두 사람이 함께한 '거인'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최우식은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김태용 감독은 아들과 엄마의 감정에 집중한 따뜻한 연출로 드라마를 완성했다. 더불어 이 영화는 김태용 감독 말고도 영화 '기생충'으로 최우식과 함께 한 배우 장혜진이 출연하며 또 한 번의 의미 있는 재회를 만들었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