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Y', 한소희·전종서에 설득되다…역대급 女캐릭터 향연 [시네마 프리뷰]

21일 개봉 영화 '프로젝트 Y' 리뷰

'프로젝트 Y' 스틸 컷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Y'의 연출을 맡은 이환 감독은 배우 출신 감독으로 독립 영화 '박화영'(2018)을 통해 이름을 널리 알렸다. '박화영'은 가출한 청소년들에게 이용당하면서도 그들의 무리에 끼고 싶어 하는 독특하고 강렬한 박화영이라는 캐릭터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이후에 나온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2021) 역시 가출한 두 10대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감각적이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려내 주목을 받았다. 그 이후 나온 '프로젝트 Y'는 이환 감독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상업 장편 영화다.

이환 감독의 다른 영화들처럼 '프로젝트 Y' 역시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뒷골목의 인물들을 그렸다. 영화의 주인공인 미선(한소희 분)과 도경(전종서 분)은 '화중시장'이라 불리는 환락가에서 밥을 벌어 먹고살지만 조만간 그곳을 벗어날 계획을 갖고 있는 단짝 친구다. 술집의 에이스 '아가씨'인 미선은 낮에는 플로리스트로 일하며 일하던 꽃집을 인수해 잔금 치를 일만 남겨놓고 있다. 도경은 '아가씨'들을 어디론가 데려다주는 운전 일을 한다.

'프로젝트 Y' 스틸 컷
'프로젝트 Y' 스틸 컷

'평범한 일상'을 꿈꾸며 차곡차곡 돈을 모아 전세 자금을 마련하고, 꽃집 인수를 마무리하려던 미선과 도경에게 예상하지 못한 일이 터진다. 전세 사기를 당한 것. 7억 원이라는 전세금은 고스란히 공중으로 사라졌고, 화중시장을 떠나겠다는 꿈 역시 물거품이 되고 만다. 도경은 실의에 빠진 미선을 위해 스포츠 도박에 남은 돈을 전부 건다. 미선이 일하는 업소의 운영자인 토사장(김성철 분)은 농구 경기 승부조작으로 돈을 벌었는데, 도경은 석구(이재균 분)가 흘린 정보를 듣고 무모한 도전을 감행했다. 하지만 스포츠 도박 역시 사기였고, 그렇게 두 사람은 빈털터리가 되고 만다.

석구에게 된통 당한 도경은 호시탐탐 복수의 기회만 노린다. 그러던 중 석구와 한 남자 호스트가 하는 대화를 몰래 듣게 된다. 호스트는 토사장의 아내 하경(유아 분)의 애인인데, 하경에 따르면 토사장이 어디엔가 검은돈 7억 원을 숨겨놓았다. 위치만 알아내면 검은돈을 꿀꺽할 수 있다. 석구는 호스트와 결탁해 돈을 빼낼 계획을 세우지만, 이를 지켜보는 도경은 그 돈을 가로채기로 결심한다. 7억 원은 미선과 도경이 사기당한 전세 보증금의 액수와 꼭 맞았고, 벼랑 끝에 내몰린 두 사람은 석구보다 먼저 검은돈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토사장에게 접근한다.

'프로젝트 Y' 스틸 컷
'프로젝트 Y' 스틸 컷

독립 영화에서도 그랬듯 이환 감독은 밝은 곳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인물들의 삶에 카메라를 갖다 댄다. 돋보이는 것은 여성 캐릭터들이다. '프로젝트 Y'에서 인상적인 활약상을 보여주는 이들은 대부분 여성인 점이 흥미롭다. 두 주인공뿐 아니라 남자보다 더 강력한 에너지로 토사장의 옆에서 해결사 노릇을 하는 폭력적인 황소(정영주 분)라든가, 뱀처럼 능수능란한 '엄마' 가영(김신록 분), 유아가 연기한 토사장의 아내 하경까지 모든 여성 캐릭터가 인상적인 존재감을 보여준다. 특히 '용호상박'인 황소와 가영이 붙는 신은 압도적인 분위기로 몰입을 끈다.

'프로젝트 Y'는 한소희와 전종서, 인기 절정의 두 여배우를 캐스팅한 것만으로 주목도가 높았던 작품이다. 그리고 이들은 "대체 불가 캐스팅"이라는 감독의 표현에 걸맞은 활약상을 보여준다. 수려한 미모와 신비로운 매력으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한소희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과단성 있는 인물을 흥미롭게 그려낸 전종서의 카리스마가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고 만화처럼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영화를 무리 없이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준다. 예컨대 극 중 미선이 엄마 가경과의 과거를 회상하는 신에서 보여주는 감정, 미선을 대하는 도경의 눈빛과 행동 같은 것에서 전사 소개 없이도 인물들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인물들이 하게 되는 예상 밖의 선택이 설득력을 갖는다. 캐스팅의 매력이 영화에서 꽤나 중요한 요소임을 실감하게 하는 영화다. 상영 시간 108분. 오는 21일 개봉한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