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란' 김향기가 전하는 제주 4·3…"있는 그대로 봐달라"(종합)

[N현장]

김민채, 김향기, 하명미 감독(왼쪽부터)이 '한란' 시사회 및 간담회에 참석했다. ⓒ 뉴스1 고승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김향기가 제주 4·3을 다룬 '한란'에서 묵직한 이야기를 그려낸다.

12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한란'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려 감향기, 김민채, 하명미 감독이 참석했다.

'한란'은 1948년 제주를 배경으로, 살아남기 위해 산과 바다를 건넌 모녀의 강인한 생존 여정을 담은 영화다. '그녀의 취미생활'을 연출한 하영미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는 제주 4·3을 직접적으로 다룬다. 하 감독은 이날 "2013년에 제주로 이주해서 그곳에서 지내게 된 지 10년이 지났는데 매년 4·3이 돌아오고 추념식에 참석하면서 계속 슬퍼만 하는 게 좀 많이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라며 "역사적 비극을 공감하는 방법이 뭘지 생각하다가 4·3을 제대로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공감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하고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향기는 제주 해녀로 딸 '해생'을 위해 어떠한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강인한 어머니 아진 역으로 맡았다. 이에 김향기는 산속을 뛰어다니며 제주어를 구사하는 것은 물론, 엄마 연기를 펼치며 고군분투한다.

제주 4·3에 대해 알고 있었냐는 물음에 김향기는 "사실 잘 모르고 있었고,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어서, 저도 작품을 하면서 알게 된 부분이 훨씬 많았다"라며 "영화 준비 과정에서 감독님께서 설명해 주신 부분들을 생각하면서 연기한 지점이 많았고, 제주도에 가서 현장을 다니면서 알게 된 사실이 많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촬영할 때 제주도에서 쭉 촬영했기 때문에 환경이 주는 힘이 있어서 고된 장면들이 있긴 했지만 제주에서 촬영하다 보니 몰입이 잘 된 것 같다"며 "제주어를 구사해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힘든 점이 몸으로 크게 느껴지기보다는 그거에 신경을 썼고, 그래서 촬영을 잘했다"고 회상했다.

'한란' 포스

신예 김민채는 아진의 딸 해생 역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하 감독은 "민채는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서 만나게 된 배우"라며 "현장에서 실제로 약속된 장면들, 연출해야 할 중요한 신들은 리허설을 굉장히 많이 했고, 향기 씨가 프리 작업 때 연습실을 빌려서 리허설하기도 해서 현장에서 잘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아역 배우인 김민채와 호흡에 대해 "민채와 처음 만났을 땐 되게 수줍어하고 말이 없어서 어떻게 친해져야할지 생각했는데 개인적인 취향을 물어보다 보니 친해져서 현장에서 컷하면 편해졌는지 먼저 말을 걸고 하더라"며 "즐겁게 했고, 언니처럼 지내면서 촬영했다"고 전했다. 김민채는 "(김향기가) 엄마보다 더 잘 챙겨줬다"며 "정말 고마웠고 또 촬영을 같이하고 싶다"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끝으로 하 감독은 "'한란'을 보시면서 제주 4·3이 무엇이고 그 아픔을 공감한다는 과정에 참여한다고 생각하며 이 영화에 함께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향기는 "'한란'은 감정에 호소하는 영화도 아니고, 어떤 사건을 통해 뚜렷한 메시지를 주고 이걸 알아달라고 강요하는 영화도 아니다"라며 "있는 그대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영화는 오는 26일 개봉.

seung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