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에 '어쩔수가없다' 배우가? 조우진과 의리 지킨 '이 사람' [N이슈]

영화 '보스' 스틸 컷
영화 '보스' 스틸 컷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보스'(감독 라희찬)가 추석 연휴 유일한 가족 코미디 영화로 기대감을 주는 가운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예상 못 한 한 배우의 존재감이 눈길을 끈다.

'보스'는 조직의 미래가 걸린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각자의 꿈을 위해 서로에게 보스 자리를 치열하게 양보하는 조직원들의 필사적인 대결을 그린 코믹 액션 영화. 배우 조우진이 차기 보스 0순위 조직의 이인자이지만 중식당 미미루로 전국구 평정을 꿈꾸는 순태를, 정경호가 조직 내 입지는 충분하나 운명처럼 만난 탱고에 인생을 건 차기 보스 유력자 강표, 박지환이 유일하게 보스를 갈망하지만, 그 누구도 보스감으로 여기지 않는 판호를 연기했다.

이번 영화는 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그 시절 유행했던 '조폭' 캐릭터를 코미디의 소재로 사용한 작품이다. 웃음의 포인트는 이제는 구시대의 상징으로만 느껴지는 '조폭'들이 보스가 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데서 나온다. 보스가 되는 일보다 오랫동안 몸 이끌어 온 중식당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성공시키고 싶은 이인자 조우진과 감옥에서 난데없이 춤바람이 들어 출소한 정경호, 보스가 되고 싶어도 더 높은 지지를 받는 라이벌들로 인해 후보군에서 밀려나 약이 오른 박지환의 모습은 변해버린 시대상을 반영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코미디 영화인 만큼, '보스'에서는 주인공 외에도 내공 있는 배우들의 앙상블이 돋보인다. 경찰 역할을 맡은 이규형, 고창석과 더불어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조폭' 캐릭터들을 소화한 중견 배우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그중에서도 영화의 초반을 책임지는 인물은 배우 이성민이다.

이번 영화에 특별출연한 이성민은 극 중 보스 임대수 역할을 맡았다. 임대수는 90년대 말부터 영화 속 '조폭'들인 순태와 강표, 판호를 데리고 용두시를 접수, 낙원 호텔을 인수해식구들을 먹여살려온 '큰 형님'이다. 임대수는 90년대 '조폭' 답게 '단순 무식'한 캐릭터이지만, 경제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순태를 각별히 아끼며, 조직을 떠나고 싶다는 그에게 퇴직금을 쥐여줄 정도로 정 많고 의리 있는 인물이다.

이성민은 많지 않은 분량임에도 열연을 보여준다. 촌스러운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한 채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연기로 제 몫을 다한다.

영화 '보안관' 스틸 컷

이성민의 출연은 배우 조우진과의 인연으로 성사됐다. 이성민과 조우진은 과거 영화 '보안관'(2017)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낙향한 전직 형사가 동네 동생들과 마약범을 쫓는 내용을 그린 코미디 영화 '보안관'에서 이성민과 조우진은 조진웅, 김성균, 배정남 등과 함께 남다른 앙상블을 보여주며 흥행을 이끌었다.

조우진은 최근 '보스' 관련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을 하며 '보안관'에서 주연으로서 최선을 다했던 이성민이 많이 생각났다며 "그 에너지를 제가 보고 배웠다, 이성민 선배님이 왜 그렇게 그때 열심히 하셨는지 이제 알겠다, 그것이 동력이 됐다"고 감회를 밝힌 바 있다.

더불어 그는 "보셔서 아시겠지만, (이성민이) 너무 열심히 정성스럽게 해주셨다, 이성민 선배가 하신다고 말씀하셨을 때 제일 먼저 전화 드렸다, 마음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선배이기도 하고, '정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말씀 드리려고 전화했어요' 했는데, '내가 (영화)하는데 누가 와서 도와준다, 출연해 준다고 하니까니까 그렇게 고맙더라'면서, 그래서 이번에 출연 결심을 한 거라고 하셨다"고 고마움을 전하며 훈훈함을 줬다.

현재 이성민은 '보스' 뿐 아니라 '보스'의 경쟁작이라 할 수 있는 '어쩔수가없다'의 주연 배우로 스크린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두 연기파 선후배 배우의 협력과 경쟁이 추석 극장가에서 어떤 결과를 이뤄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