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조폭 코미디 '보스', 추석 극장가 복병될까 [N초점]

'보스' 스틸 컷
'보스' 스틸 컷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보스'(감독 라희찬)는 추석 극장가 복병이 될 수 있을까. 요즘 극장가에서는 흔치 않은 '조폭 코미디'라는 장르를 택한 이 영화가 대중에게 얼마만큼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기대감을 준다.

오는 10월 3일 개봉을 앞둔 '보스'는 조직의 미래가 걸린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각자의 꿈을 위해 서로에게 보스 자리를 치열하게 양보하는 조직원들의 필사적인 대결을 그린 코믹 액션 영화다. 배우 조우진이 차기 보스 0순위 조직의 이인자이지만 중식당 미미루로 전국구 평정을 꿈꾸는 순태를, 정경호가 조직 내 입지는 충분하나 운명처럼 만난 탱고에 인생을 건 차기 보스 유력자 강표, 박지환이 유일하게 보스를 갈망하지만, 그 누구도 보스감으로 여기지 않는 판호를 연기했다.

'보스' 스틸 컷

'보스'는 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유행했던 '조폭 코미디'라는 장르를 택한 작품이다. 한국 영화에서 '조폭' 캐릭터는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하게 등장한 단골 소재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자주 사용돼 식상하게 느껴지는 설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보스'는 이처럼 익숙한 '조폭' 캐릭터들을 과감하게 주인공으로 설정, 코미디의 소재로 삼아 식상함을 상쇄하고 색다른 재미와 향수를 자아낸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코믹한 앙상블은 '보스'에 대해 가장 크게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영화에는 배우 조우진과 정경호, 박지환 이규형 뿐 아니라 고창석과 오달수, 짧게 출연한 이성민까지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관객들에게 익숙한 '조폭'과 경찰 캐릭터들을 연기한다.

'보스' 스틸 컷

조우진은 아내 지영(황우슬혜 분)과 딸의 압박 속에 하루빨리 '조폭' 생활을 정리하고 싶은 중식당의 주방장이자 평범한 가장의 모습으로 공감을 자아낸다. 정경호는 감옥에서 춤바람이 나버린 낭만적인 캐릭터로, 박지환은 보스가 되고 싶지만 지지받지 못해 억울한 인물로 코믹한 상황을 만든다. 더불어 배우 이규형의 활약도 돋보인다. 언더커버 경찰인 이규형의 캐릭터 태규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의외의 허술한 모습들로 신스틸러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보스' 스틸 컷

추석을 앞둔 극장가,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다.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인 '어쩔수가없다'는 박찬욱 감독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지만, '작가주의'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일부 관객들에게는 허들이 있을 수 있다. '보스'는 이 같은 면에서는 '어쩔수가없다'의 정반대 지점에 있는 작품이다. 작품성보다는 코미디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상업 영화이기 때문이다.

특히 극장가에서는 명절 연휴에는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액션이나 코미디 같은 '장르물'이 강세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팬데믹 이후에는 이 같은 예측도 불발되는 경우들이 많았으나 2022년 '공조2: 인터내셔날'이나 지난해 '베테랑2'가 '극장의 관객 기근'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각각 698만명, 752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을 볼 때 여전히 유효한 공식임을 알 수 있다. 코미디라는 장르를 앞세운 '보스'가 흥행작들의 뒤를 이어 연휴 수혜작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