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부터 '케데헌'까지 달린 이병헌 "'에이 모르겠다'며 결정하죠" [BIFF]

(종합)

배우 이병헌이 1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9.1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부산=뉴스1) 고승아 기자 = 수많은 대표작을 보유한 한국 대표 배우 이병헌이 30여년이 넘는 연기 인생을 되돌아봤다.

이병헌은 1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를 개최했다.

이병헌은 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 KBS 1TV 대하드라마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번지점프를 하다'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내부자들', '남한산성', '남산의 부장들', '승부' 등과 드라마 '해피투게더', '아름다운 날들', '올인', '미스터 션샤인', '우리들의 블루스' 등에서 최고의 연기력으로 작품성과 흥행을 모두 거머쥐었다.

이병헌은 대표작 중 하나인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2000)에 대해 1996년쯤에 박찬욱 감독을 '그들만의 세상' 시사를 하다 만났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그때만 해도 충무로에서는 신인 감독이 한편만 잘못돼도 더 이상 투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배우도 두 편 이상 안 되면 섭외가 안 오는, '저 친구와 하면 망한다'는 미신이 있었다"며 "둘 다 다음 작품을 하게 된 것도 기적 같은 거였는데, 망한 감독과 망한 배우가 만나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으쌰으쌰 해보자고 한 게 바로 '공동경비구역 JSA'"라고 했다.

배우 이병헌이 1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행사에 참석해 객석을 바라보고 있다. 2025.9.1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또한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을 통해 할리우드에 데뷔한 이래 '레드: 더 레전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매그니피센트 7' 등에 출연하며 인상을 남겼고, '오징어 게임' 등을 통해 세계적인 배우로 우뚝 섰다.

그러나 이병헌은 "사실 '오징어 게임'이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거기 참여한 대부분 사람들은, 물론 창작자는 큰 포부를 가지고 시작했겠지만 거기에 참여한 저는 이렇게까지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게 되고, 어떤 인기를 넘어 현상을 만들 거란 상상은 못 했다, 너무나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글로벌 스타, 해외 프로젝트 이야기를 하면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거짓말처럼 보이겠지만 저로서는 굉장히 나름대로 긴 시간 심사숙고한다"라며 "그런데 심사숙고 길게 하다가 맨 마지막에 선택할 땐 '에라 모르겠다'하고 작품을 결정하고, 계산하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에이 모르겠다' 하면서 '하고 후회하는 게 낫지, 인생 뭐 있어' 이런 느낌으로 결과적으로 선택한다"고 말했다.

배우 이병헌이 1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5.9.1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수많은 작품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아온 이병헌은 '가장 좋아하는 영화와 캐릭터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참 고르기 힘들다"라며 "각각 애정이 있는 작품이고 캐릭터들이라"며 고심했다.

이어 '악마를 보았다', '달콤한 인생', '그해 여름'을 꼽은 뒤, "다 다르긴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라며 "'그해 여름' 캐릭터는 실제 저와 가장 비슷한 느낌이 있다, 그 캐릭터가 나와 가장 비슷하다, 석영 캐릭터를 저는 되게 평소에 좋아하고 장난기도 있고 엉뚱하기도 한 게. 저와 닮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특히 '달콤한 인생'은 영화 인생의 전환점이 된,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라 애정이 크다"라고 말했고, "또한 '악마를 보았다'는 캐릭터도 캐릭터이지만, 영화 자체가 가진 완성도가 참 좋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매그니피센트7'을 찍은 지 3개월 정도 됐을 때 감독님과 이미 서로를 아는데, 갑자기 문득 저한테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어느 날 갑자기 집으로 자길 불러서 영화를 봤는데 재밌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뭐냐고 물으니 바로 '아이 소 더 데빌'(악마를 보았다)이었다"며 "그래서 내가 나온다고 하니까 한참 나를 보고 놀라더라, 그때 충격 받았다, 나를 왜 못 알아보지 싶더라"고 '웃픈' 일화를 전했다.

그가 주연으로 출연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는 이번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올해 BIFF는 오는 26일까지 열흘간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seung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