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공개 앞둔 '어쩔수가없다', 압도적 호평 흥행으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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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압도적인 호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오는 17일 개최되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처음 국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박찬욱 감독의 스무 번째 장편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쩔수가없다'에 대한 예비 관객들의 기대감은 한껏 커져 있는 상태다. 최근 폐막한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경쟁 부문 상영작으로 공식 초청 받은 이 영화는 본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현지에서 얻은 뜨거운 반응이 국내에까지 전해지며 화제가 됐다. 베니스 국제영화제 상영회 당시 9분간의 뜨거운 기립박수를 받았으며 영화제 공식 데일리인 시아크 인스트라(CIAK in Mostra)가 공개한 별점 평가에서 3.7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고, 국내 정식 개봉도 전에 세계 200여 개국에 선판매되며 순제작비 170억 원을 회수하는 데도 성공했다.
베니스에서의 인기는 제50회 토론토 국제영화제로 이어졌다.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북미 갈라 프리젠테이션 부분에 초청받은 이 영화는 국제 관객상(International People's Choice Award)을 수상했다.
올해 신설된 국제 관객상은 캐나다와 미국을 제외한 국제 영화 중 관객들의 투표를 거쳐 가장 인기 있는 작품에 수여된다.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은 대상 격인데, 수상작은 아카데미 시상식 및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후보로 지명되는 등 북미 영화계에서 높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국제 관객상은, 관객들이 직접 뽑는 관객상과 같은 방식으로 치러지는 만큼 관객상 못지않은 존재감을 나타낸 셈이다.
국제 관객상의 첫 수상작이 된 '어쩔수가없다'는 내년 열릴 제9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부문 한국 대표 출품작에 이미 선정된 상태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국제장편영화부문에는 매해 국가별로 그 나라의 영화 기구에서 선정한 단 한 편의 영화만이 후보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앞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2020년 해당 부문 출품작으로 선정돼 수상했다. 박찬욱 감독도 영화 '헤어질 결심'(2022)으로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한국 대표 출품작에 선정돼 예비 후보인 쇼트리스트(Shortlist) 15편에 포함됐으나, 최종 후보가 되는 데는 실패했었다.
'어쩔수가없다'의 경우 북미권에서 권위가 높은 토론토 영화제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기에 내년 열릴 '오스카 레이스'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늠해 봄 직하다.
베니스에 이어 토론토에서 공개된 이후에도 '어쩔수가없다'에 대한 압도적인 호평은 계속되고 있다. '어쩔수가없다'는 이날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토마토 지수 100%를 유지 중이다. 토마토 지수(Tomatometer)는 한 영화에 대해 공식적으로 등록된 평론가의 평가가 긍정적인지, 부정인지를 나눠 비율로 표시하는데 현재까지 39명의 평론가 및 저널리스트 '어쩔수가없다'에 대해 전원 호평했다.
박찬욱 감독은 국제적으로 위상이 높지만, 그간 국내에서 동시기 개봉한 타 작품 대비 흥행면에서 상업적으로 '대박'이라 부를만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팬데믹 기간과 겹쳐 개봉한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헤어질 결심'은 190만명, '아가씨'(2016)는 429만명, '박쥐'(2009)가 221만명을 동원하는 등 비슷한 위상에 '천만 감독'이기까지 한 봉준호 감독의 작품들과는 다소 다른 성적을 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극장에서 볼 영화가 없는' 국내 극장가의 상황에서 해외에서부터 압도적인 호평을 받는 박 감독의 작품은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게다가 관객들의 신뢰도가 높은 배우 이병헌, 손예진이 주연을 맡았다는 점과 500만 이상의 흥행이 어려운 상황 역시 '어쩔수없다'의 박스오피스 선방을 기대하게 만든다. 오는 24일 개봉을 앞둔 이 영화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압도적인 호평을 유지할지, 그에 힘입어 국내 흥행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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