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크래프트 무비', 혹평 많은데 인기도 많은 이유 [N이슈]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동명 비디오게임을 실사로 영화화한 '마인크래프트 무비'(감독 자레드 헤스)가 세계적으로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상상하는 모든 것이 네모난 현실이 되는 오버월드에 예기치 않게 빨려 들어간 개릿, 나탈리, 던, 헨리, 네 사람이 그곳을 자유자재로 누비는 스티브를 만나 펼치는 상상초월 모험을 그린 영화다. 원작이라 할 수 있는 '마인크래프트'는 스웨덴의 게임 개발사 모장 스튜디오가 제작한 샌드박스 비디오 게임으로 2009년 출시돼 2023년에 누적 판매량 3억장을 넘기며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비디오 게임에 등극한 바 있다.
30일(한국 시각)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현재 '마인크래프트 무비'의 월드와이드 흥행 수익은 8억 1697만 3928달러(약 1조 1689억 2629만 원)이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는 지난 4일, 그 밖의 국가들에서도 3일 혹은 4일에 개봉했다. 국내에서는 20여 일 늦은 지난 26일 개봉했는데 늦은 시작에도 불구하고, 외화 1위를 달리며 선전 중이다. '마인크래프트 무비'의 29일 기준 누적 관객 수는 39만 8184명이다.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예고편 및 시사회 공개 직후 미국 내에서 그리 좋지 않은 평을 받았다. 일반 예비 관객들은 예고편의 조악한 수준에 실망감을 표했으며, 영화를 먼저 본 평론가들의 평은 갈렸고, 시간이 갈수록 혹평 쪽에 힘이 실렸다. 실제 미국의 유명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이 영화는 이날 기준 전문가 평점 신선도 지수 47%를 기록 중인데, 이는 호평보다 혹평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로튼토마토에서 확인되는 혹평 내용의 대부분은 지나친 창의성이 결여된 상업성, 유치함 등에 대한 것들이다.
국내에서도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콘텐츠 평점 사이트인 왓챠에서 이 영화는 평균 평점 2.6을 기록 중이다. 1점에서 2점대의 낮은 평점을 준 관객들은 "엉망진창이다" "대가리 꽃밭" "퇴행"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런데도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MZ세대의 탄탄한 지지 속에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밈'(meme)으로 높은 화제성을 구가 중이다. 최근 온라인상에는 영화 속 잭 블랙이 "치킨 조키다"(Chichken Jockey!)라고 대사를 말하는 장면을 보던 극장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크게 환호하는 모습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이는 실제 미국 극장에서 최근 종종 벌어지고 있는 일로, 해당 장면을 기다리던 일부 열광적인 관객들은 소리를 지르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팝콘 통을 던지거나 폭죽을 터뜨리고 살아있는 닭을 몰래 반입해 던지는 등의 극단적인 행동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극장마다 '마인크래프트 무비'를 볼 때 무엇인가를 던지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경고문이 붙게 됐다는 '웃픈' 후문이 돌기도 한다.
'마인크래프트 무비'가 만든 밈은 '치킨 조키' 뿐만이 아니다. 주인공 스티브(잭 블랙 분)가 자신을 "아이엠 스티브"(I'm Steve)라고 소개하는 장면이나, 스티브가 부르는 '라바 치킨 송'(Lava Chiken Song) 등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영화의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는 싱어롱 상영회 등을 열며 MZ 관객들의 호응에 부응하려 노력 중이다.
미국에서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MZ 관객들을 노린 다양한 마케팅이 진행 중이다. CGV에서는 미국처럼 다양한 리액션을 유도하는 '온오프 리액션 상영회'를 기획, 영화를 보는 중에 소리를 지르거나 박수를 치고, 휴대폰 채팅으로 대화까지 할 수 있는 장을 열었다. 메가박스에서도 '리액션 상영회'를 열어 영화 속 캐릭터들의 가면을 증정하는 등의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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