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히어로들 뭉쳤다…뉴 어벤져스의 시작 '썬더볼츠*' [시네마 프리뷰]

30일 개봉작 '썬더볼츠*' 리뷰

썬더볼츠* 스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초능력이 없는, 어딘가 불완전한 이들이 모인 '뉴 어벤져스'가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 시대를 열었다.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등으로 대표되는 어벤져스와 달리 완벽한 히어로가 아닌 이들은 과연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동질감이 느껴지는 인간적인 매력의 새 영웅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썬더볼츠*'다.

30일 개봉한 '썬더볼츠*'(감독 제이크 슈레이어)는 어벤져스가 사라진 후, 세계 최대의 위협과 마주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전직 스파이, 암살자, 살인 청부 업자 등 마블의 별난 놈들이 펼치는 예측불허 팀플레이를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다. '성난 사람들'로 프라임타임 에미상 감독상, 작가상을 동시에 거머쥔 한국계 이성진 감독이 각본에 참여했고, 이성진 감독과 '성난 사람들'을 연출한 제이크 슈라이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썬더볼츠*'는 이들이 뉴 어벤져스로 뭉치게 된 과정을 담는다. 영화는 옐레나(플로렌스 퓨 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옐레나는 친언니처럼 따르던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분)의 죽음 이후, 삶의 공허함을 떨치지 못한 채 미션을 수행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고자 결심한 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발렌티나(줄리아 루이 드레퍼스 분)로부터 미션을 받은 장소로 향한다.

그곳에서 옐레나는 뜻하지 않게 존 워커(와이어트 러셀 분), 고스트(해나 존-케이먼 분)와 만나게 되고 서로의 정체를 오인, 경계하며 날을 세우며 싸우지만 이내 이곳을 탈출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밥(루이스 풀먼 분)을 만나게 되고, 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탈출에 성공한다. 이후 이들은 서로를 알아서 제거하길 바랐던 발렌티나의 계략을 깨닫는다.

함께 저장소를 탈출한 밥이 숨겨졌던 능력을 발견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전환점이 시작된다. 발렌티나는 밥의 능력을 알아보고 그를 세뇌해 슈퍼 히어로 '센트리'로 만들고자 하지만, 이는 곧 큰 화를 불러온다. 밥 깊은 곳에 내재됐던 어두운 면모가 고개를 들고, 그의 전지전능한 능력으로 인해 뉴욕은 큰 위험에 빠진다. 한때 세뇌된 암살자 '윈터 솔져'였던 '버키 반즈'는 정계에 입문한 상원의원으로 등장, 옐레나와 존 워커, 고스트를 이끌며 센트리에 대항한다.

썬더볼츠* 스틸
썬더볼츠* 스틸

영화는 기존 마블의 구성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마블 히어로는 개인적 비극에 따른 반복적인 트라우마가 캐릭터의 동기 부여가 되고, 갈등 끝에 감정적인 유대를 형성, 유사 가족과 같은 공동체를 갖추는 서사로 흘러간다. 이번에도 팀플레이는 초반 엇박자를 내지만 종국에는 어두운 내면을 보듬고 감싸 안으며 원팀이 돼가는 과정이 펼쳐진다. 그 과정에서 신파에 크게 매몰되지 않고 담백하게 풀어가면서 마블만의 위트와 재치를 살린 연출은 국내 관객들이 선호하는 연출로, 많은 웃음 포인트가 강점이기도 하다.

여전히 '어벤져스'를 그리워한다면 '썬더볼츠*'의 멤버들은 아직 낯설지만, 옐레나의 심드렁한 블랙 코미디의 매력에 금세 빠지게 된다. 각자 과거의 아픔과 내면의 상처를 품고 있는 이들이지만, 이를 자조적인 코미디로 풀어가면서 마블 특유의 유머가 더욱 돋보인다. 옐레나 중심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존 워커와 고스트 등의 캐릭터가 덜 부각됐지만, 옐레나와 '레드 가디언'으로 불리는 알렉세이 쇼스타코프(데이빗 하버 분)의 케미가 재미를 더한다.

액션의 다채로움은 '어벤져스'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다소 아쉬울 수 있다. 플로렌스 퓨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으로 손꼽히는 높이 679m의 말레이시아 메르데카 118 빌딩에서 실제 낙하하는 도전에 나섰으나, 슈트부터 능력치까지 비교적 단조롭다. 후반부 클라이맥스 액션신을 기대하기 마련이지만 액션보다 감정선과 서사에 집중한 선택은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다. 이는 앞으로 뉴 어벤져스가 향후 나올 시리즈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극하기도 한다.

'썬더볼츠*'는 옐레나의 어린 시절 축구팀이다. 이겨본 전적이 없는 이 팀은 어딘가 부족한 히어로들에게 썩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이들은 뜻하지 않게 팀명을 갖게 되고, 극 말미 제목에 붙은 별표(*)의 미스터리도 풀린다. 해당 별표는 수정이 필요한 단어에 붙는 '애스터리스크'(Asterisk)로 쓰인다. 제목에 '수정'이 왜 필요한지는 영화 속 서사를 통해 드러난다. 쿠키 영상에서까지 팀명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다.

aluemchang@news1.kr